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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골프 노는 햇내기
등록날짜 [ 2018년05월16일 12시01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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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 최금철

6-1-.jpg

                                             친구들과 함께 골프장에서    

언제 부터인가 골프 잘하는 친구들이 멋있어 보였다. 나도 그속에 껭기여 멋을 부려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문턱이 꽤나 높았다. 같이 놀고싶다고 해서 그냥 받아주지는 않았다. 처음 몇번은 그런대로 놀아주더니 후에는 이핑게 저핑게 대가면서 같이 놀기를 거절했다. 어떤 친구들은 아예 대놓고 같은 등급이 아니여서를 강조했다.

슬그머니 열 받았지만 어쩔수도 없는 일이였다. 수준이 안되어 못데리고 놀겠다는데 뭘 또 어쩌라고? 참아야 했다. 젊어서 좀 배워 뒀더라면 이런 수모는 안겪으련만 그땐 배우려고 해도 골프를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좀 데리고 놀아달라고 주책을 부려보고는 싶지만 이 나이 먹고서 들이대기엔 많이 구차해 보였다. 괜히 골프라는걸 접촉해 가지구··· 모를땐 이런 고민은 없었는데.

돌이켜보니 재작년 여름쯤 나는 골프를 접촉하기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손에 쥐여 주는 골프채를 잡고 몇번 휘둘러 보게 됐는데 공은 그런대로 괜찮게 맞아 주었다. 친구는 처음 해보는 놈치고 어물쩍 하다며 추켜 세웠다. 난 그런줄로 알았다. 또 구멍에 넣는 채까지 쥐여주며 이것두 한번 해보라고 했다. 나는 해보았다. 친구는 그것두 감각이 좋다구 했다. 그러면서 한동안만 코치님을 모시고 열심히 배우면 잘할것 같다구 했다. 나는 믿었다. 얼마뒤에 코치님을 모셨는데 한시간 비용이 500위안이라 했다. 난 학비 오천원을 먼저 지불했다. 한동안 열심히 배웠다.

코치님도 처음 시작한 사람치고는 잘한다고 칭찬했다. 정말로 잘 하는줄 알았다. 차츰 자신감이 붙고 담이 커지고 둥둥 떠갔다.

나 골프하는 사람이야.”

이때로 부터 나는 동네에 골프를 논다며 떠들구 다니기 시작했다. 술좌석에 앉아서도 우연히 만난 친구들 앞에서도 틈만 보이면 난 골프하는 놈이라고 묻지도 않는 생뚱같은 소리를 내뱉군 했다. 골프는 이러이러한 거니 배워두면 괜찮을 거라고 잘난척을 하며 생색을 냈다. 기세로 봐선 프로급이였다.

그러다가도 눈치는 좀 있어서 골프를 잘아는 친구들 앞에선 꼬리를 감추고 싹 쪼그라 붙은채 입을 꾹 다물기도 했다.

다만 골프를 잘 모르거나 아예 모를 것 같은 친구들 앞에서만 완전 겸손함을 잃고 너스레를 떨며 허장성세 했다.

이놈의 허영심은 나이가 든다고 별로 달라지는 기미는 안보였다. 없으면 없는대로 안되면 안되는대로 살법도 한데 고것이 잘 조절이 안된다. 꼭 설쳐 대다가 한두번쯤 혼나 봐야 정신이 조금씩 든다.

얼마전에두 그랬다. 난 내기 골프를 한번 하자며 골프 경력 십년도 더 되는 친구놈 한테 도전장을 내밀었다. 햇병아리인줄 잘 아는 친구는 그냥 웃음으로 넘기려 했다. 무시당했다고 생각된 나는 기어이 한번 해보자고 고집을 부렸다. 친구는 마지못해 받아주었다.

친구는 양보는 없으니 그런줄 알라고 했다. 난 사람을 무시말라구 자존심을 세웠다. 꼭 실력으로 혼내 주리라 다짐했다.

내기 골프가 시작됐다. 정신을 가다듬고 고도의 집중력을 보이며 열심히 채를 휘둘렀다. 의외로 생각보다 공이 잘 맞았다.(그럼 그렇지. 오늘 한번 혼내줘야지.다시는 무시못하게 만들거야.)

큰 실수도 별로 없이 첫 몇홀에서 버디까지 한번 잡으며 친구놈을 앞서 승승장구했다. 여유만 부리던 친구도 어허 좀 놀만한데하는 식으로 긴장감을 약간 드러내는 것 같았다.

헌데 종잡을 수 없는 골프가 차츰 변덕을 부리기 시작했다. 여태까지 공이 고분고분 잘 맞아주어 신나구 으쓱했었는데 갑자기 공이 잘 맞아주지를 않았다. 조금전과는 달리 치는 공마다 귀신에 홀린듯 왜지밭으로 날아갔다. 순식간에 무너졌다.

곁에서 싱글벙글 웃기만 하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고 괘씸했다. 여유로움을 찾은 친구의 공은 때릴수록 멋지고 준확하게 날아갔다.

나는 점점 더 초조해지고 숨결이 거칠어 갔다. 욕심은 커가고 심태는 뒤틀려지고 조급함은 평온함을 잃게했다. 초보자의 치명적인 약점이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였다.

이건 아닌데

순순히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악을 썼다. 헛수고였다. 이미 끝난 게임이였다. 갑자가 누군가 골프는 연륜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고 또 골프는 승부에 집착하기에 앞서 평온함을 지킬줄 아는 심태를 키우는 것부터가 더 바람직하다고 하던 누군가의 말도 떠올랐다.

이날 나는 볼품없이 깨졌다. 돈도 자존심도 다 잃었다. 보잘것 없는 기량 밑고 하늘 높은줄 모르고 덤벼친 내가 한없이 작아보였다. 자세를 낮추고 솔직해 지기로 했다.

요즘도 나는 가끔씩 골프를 즐긴다. 하지만 전처럼 골프를 한다구 떠들구 다니진 않는다. 밑천이 짧으면 그 마당에서 어떻게 되는지두 잘 알게 됐다. 더 크게 다치기전에 겸손함을 찾으련다.

요런 놈이면 요런대로 평온을 지키며 맞춰서 놀기로 했다. 주제파악 못하구 설치다가 여기저기 터지구 피멍이 드는 불쌍함은 이젠 안 보일란다.

초보면 어떠냐. 인정하고 맞춰가면서 놀면 되는거지. 다들 그렇구 그런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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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연합 온라인뉴스팀 최희영 & (길림신문통신)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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