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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통신

스위스 취리히에서 네 명의 연주자의 실내악 무대를 맛보다.

지난 5월2일,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더불어 그 안에서의 모든 소리 마저도 음악처럼 들릴 듯한 스위스의 취리히에 있는 세계적인 연주홀인 톤할레에서 피아니스트 Martha Argerich와 Christina Marton-Argerich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Maria Solozobova, 첼리스트 여미혜의 실내악 연주가 펼쳐졌다.
 연주의 서두는 L. v. Beethoven의 Sonata for Piano and Violin No. 9 “Kreutzer” in A Major, Op. 47로 열렸다. 특히 1악장의 아주 깔끔하고도 영롱하게 들리는 두 개의 악기의 절묘한 화음은 마치 부부의 모습과도 같았다. 때로는 화합하고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지만, 그 전체의 흐름속에 느껴지는 조화로움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2악장은 사랑스러운 멜로디로 그리고 마지막 3악장은 임팩트있게 그 선율을 흘려 보내며 두 연주자의 퍼즐과도 같던 연주를 끝냈다. 두번째 곡은 W. A. Mozart의 Sonata for two Pianos, KV. 448 로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진행했다. 쾌활한 모차르트 특유의 음색이 물씬 20개의 손가락 사이로 묻어났다. 이 곡 역시 위의 곡처럼 두 명의 연주자가 연주를 했지만 그 화음이 어떤 계산보다는 화합과 소통의 즐거움이 묻어나도록 곡에 그들의 영혼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이날 연주의 마지막 곡은 F. Mendelssohn-Bartholdy의 Piano Trio No.1 in d minor, Op. 49이 이어졌다. 첼리스트 여미혜의 선율이 피아노 음색의 위로 뜨겁게 흘렀고, 세 연주자가 함께 연주를 하는 순간은 마지막을 장식할 곡 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허공에 떠도는 수많은 잡념들을 선 위에 하나씩 올려놓고 부서뜨리는 것 같았던 열정 속에서 관객으로서의 위치에서도 마치 연주자들이 느끼는 것 처럼 가슴이 뜨거워졌다.
 오늘의 실내악 연주는 다양한 색깔의 마카롱 상자를 받은 것 같았다. 실내악의 다양한 곡들을 편성하면서 다른 색채를 느끼게 했던 약 1시간 30분 가량의 연주는 최상의 달콤한 마카롱처럼 그 짙은 색과 향의 인상을 온 몸에 남겼다. 관객과 좀 더 밀착되었던 솔리스트들의 연주와 그 숨결까지도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연주는 연주자 한 명 한 명이 무대를 채우는 힘이 이토록 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 앞으로도 그들의 연주는 그 향기와 그 모양과 그 냄새까지도 깊이 뇌리에 박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SMCM예술통신_비엔나 이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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