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에 항거한 독일의 천재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의 짧고도 처절한 생애를 그린 연극 '전율의 잔'이 조명받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교회(담임목사 서정오) 문화선교위원회 주최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공연 중인 ‘전율의 잔’은 히틀러에 맞서 의롭게 산화한 본회퍼 목사의 감동적인 일대기를 담았다.
본회퍼 목사는 제2차 세계대전 즈음 히틀러의 광기와 권력 앞에 독일 교회가 타협으로 안주할 때 의연히 맞서다 신학교 동창이었던 비밀경찰에 의해 수감, 종전을 앞두고 히틀러 암살 미수 배후 인물로 지목돼 끝내 처형된다.
작품은 그가 그런 현실 속에서 겪는 인간적인 고뇌와 목사로서의 결단적인 삶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가, 국민이 혼란 속에서 허덕일 때 교회는 장로교도, 감리교도 아닌 오직 기독교여야 한다"고 외친 극 중 그의 말은 변화해야 한다는 질책과 자성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의 한국교회에 의미를 던져준다.
극작가 엘리자베스 베리힐의 1958년도 작품을 최종률 한동대학교 겸임교수가 각색하고 연출해 한국 극장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배우 최선자, 정선일(본회퍼), 김동석(뮐러), 김민경(에바), 우상민, 강성호씨 등이 출연해 감동을 선사한다.
민경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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