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 4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학교측의 '징벌적 수업료'와 100% 영어강의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일고 있는 가운데 한 교수가 앞으로 우리말로 강의하겠다고 나섰다.
11일 KAIST에 따르면 수리과학과 한상근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앞으로 모든 강의를 우리 말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 교수가 우리 말 강의를 하려는 이유는 영어강의가 그나마 매우 적은 교수와 학생간 인간적 접촉을 단절해 버리고 이미 많이 삭막한 학생들의 정서를 더 삭막하게 만들 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영어강의는 각 교수들의 선택에 맡기고 대신 졸업을 하려면 일정 학점 이상의 영어강의를 수강토록 하는 등 졸업요건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서남표 총장은 사퇴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명예로운 퇴임시기를 놓친 듯 하다고 적었다.
한편 그의 우리 말 강의 결심이 전해지자 한 동료 교수는 "영어를 잘한다는 것이 분명 많은 득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대표 대학인 KAIST에서 자기나라 말이 아닌 영어로 100% 학문을 해야만 한다는 것은 그 국가의 수치"라는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