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김상문 정치 칼럼니스트 = 미국 우선주의를 선거기간 내내 외쳤던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고물가에 화난 백인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우리 대한민국으로서는 남북 관계의 분단속에서 전쟁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처지에 미국의 군사적 지원과 협조에 모든것을 의지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게 잘 보여하는 입장인데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자로서 특별히 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해보인다.
사대주의(事大主義), ‘주체성 없이 세력이 큰 나라나 세력권에 붙어 그 존립을 유지하려는 주의’ 를 일컫는 것으로 맹자(孟子)의 '유지자위능이소사대(惟智者爲能以小事大)', 손초(孫楚)의 '귀소불사대(貴小不事大)' 등에 그 어원이 나타나며, 이에 근거하여 과거 고려. 조선시대에는 몽골의 원나라와 중국의 명(明)나라에 대한 국가적 자세를 '근사대지예(謹事大之禮)'라 표현, 큰 나라를 섬겨 국가의 안존(安存)을 꾀하려 하였고, 이를 통석적으로 존원, 또는 존명사대라고도 일컬었지만, 이것이 작금의 이르러 보수세력은 친미, 친일주의를 꾀했고, 친,종북 좌파들은 친러, 친중주의를 도모해 온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대주의의 시작을 보면, A.D. 608년에 원광법사가 수나라에 걸병표(乞兵表)를 보낸 것이 한반도에서의 사대주의의 기원이었고, 군사를 좀 빌려달라 했던 그 역사가 사대주의의 단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엄격하게 정의하면 실제 사대주의가 실행된 것은 신라에서 A.D. 650년, 당나라 고종, 영휘(永輝) 원년에 연호를 갖다 쓰면서 사대주의가 실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왜냐 하면, 이 연호를 썼다는 것은 속국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지만, 본 칼럼에서 논하고자 하는 것은 사대주의의 역사를 논하려는 것에 앞서 당대 현실의 한국정치에서 취할 사대성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왜냐 하면, 우리나라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당선되지 않기를 희망해 온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한다고 밝힐 당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당선이 예고 된 상황이었고, 이에 대응할 외교, 안보, 경제의 파트너로서의 정책수정과 인물들의 배치 등이 준비 되어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무튼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제47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는 사실이고, 미국의 4년뿐 아니라 세계 질서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집권 기간에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피즘도 함께 복귀해 한국 등 동맹들까지 다시 큰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이하고도 괴벽스러운 도널드 트럼프는 세 번 연속으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사람이다. 비록 아웃사이더로 정치생활을 시작해 얼떨결에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사업가 기질을 바탕으로 그만큼 탁월한 정치인으로 거듭난 인물도 드물다.
트럼피즘(Trumpism)은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이제 공화당의 이념으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번 대통령 당선에 주효는 도널드 트럼프 개인의 소신과 카리스마도 중요하게 작용했겠지만, 미국내 정치경제적, 문화적 변화를 간파해 인종과 이민 문제, 무역 정책과 대중국 정책 등 국내정치 이슈와 외교정책을 긴밀하게 연계시키는 성공적인 선거 전략 때문에 가능한 결과인 동시에 두 번의 탄핵과 형사 재판에서의 유죄 판결 뒤에도 4년간 민주당이 이끈 나라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에 올라타 백악관으로 귀환했다는 점에서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한 두 번째 대통령이자 최초의 중범죄자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이 자체는 곧 한국정치권의 탕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주목해야 할 것이지만, 그 보다는 우선 한국의 안보, 대북 정책과 경제정책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하여 '전략적 선택과 집중' 및 '거래 중심적 동맹관'의 강화를 통해 보다 공세적으로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이익을 담보하고자 할 것이다. 트럼프 캠프의 외교·안보 관련 재선 캠페인 슬로건은 '세계화의 거부와 애국심의 포용(Reject Globalism and Embrace Patriotism)'이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세계경찰로서의 미국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 국제무대에서 자국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추구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한반도 정책과 관련,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한미동맹의 견고성은 지속되어야 한다는 게 우리 한국 측의 생각이고, 미국의 트럼프 정부 측도 중국 견제 및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한·미 간 안보·경제·기술·에너지 협력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기본적인 동맹은 예상이 된다.
그러나 이에 비하여 충돌이 예견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중심적 동맹관'과 '미국 우선 통상정책 2.0'에 기초한 공세적인 한·미관계가 재현될 것이 분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중심적인 동맹관은 방위비 분담금, 한미 연합군사 훈련,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 동맹 운용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정치적 핵 공격을 강행할 것이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대북정책을 통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노벨평화상 도전의 재점화다
이같은 기류는 북한 김정은이 미국에 대해 북한 김성주 유엔 북한대사를 통해 미국이 대화를 원한다면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밝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재선 캠페인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여러 번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미 정상 간 회동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이서, 윤석열 정부의 대외교 안보정책의 고립화가 우려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배제하고 북·미 직접 대화를 진행하며 한국정부를 다루기 위한 수단으로 북한 카드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도 배제해선 안된다. 여기에서 중요하게 대두될 수 있는 게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를 경제적 압박이다. 우리 한국의 주력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일제히 확대될 가능성이다.
이러한 일련의 한국 사정들이 결국엔 비굴하게, 아니 생존전략 차원에서의 친미적(親美的)이든, 존미적(尊美的)이든, 숭미적(崇美的) 사대주의가 대두되는 이유 중 하나인데 이 지경에 이르러 과연 한국의 보수정치권은 어떻게 할 작정인가 ? 그리고 미국을 한국 보수 정치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권력이 들어 선 이후의 벌벌 기어야 할 이유는 또 무엇이며, 대한민국 보수가 겪는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것은 첫째 ‘보수 정신’의 부재다. 참패를 거듭하면서 바보들의 무리라고 조롱받던 미국 보수주의가 부활할 수 있는 사상적 기초를 정립한 것은 러셀 커크의 ‘보수의 정신’이다. 그는 ‘불변하는 도덕적 질서가 있다는 신념’ ‘획일성과 평등주의 배격’ ‘계급 없는 사회’가 아니라 ‘질서와 위계의 필요’ ‘위대한 문명은 사유재산권을 토대로 수립’ 등을 보수의 핵심 기둥으로 삼아야 하는데 , 한국에는 보수는 있지만 보수 정신은 없다. 정신이 흔들리면서 ‘정체성의 위기’를 맞게 됐다. 일각에선 ‘보수 정체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한국 보수는 위기 때 마다 인지도는 높지만 정치 경험이 부족한 외부 인사들을 수혈해 문제를 해결했다. 1997년 대선 때의 이회창 전 국무총리, 2022년 대선에서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이 그것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세대에서 보수는 모든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와 동의어처럼 취급당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세력이 아니라 무능한 수구 세력으로 낙인찍혀 있다. 이 모든 것은 보수의 개혁이 실종된 데 따른 부산물이고, 청년 보수 조직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향후 한국 보수가 나아갈 길은 명확하다. 보수의 정신과 중도를 아우를수 있는 외연확장을 토대로 보수주의 원칙과 보수의 가치를 천명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국민 이익형 정책을 개발하고자 할 때, 미국과의 협상과 협의가 사대주의 발상이 아니라, 양국의 공동이익을 위한 결정이라는 산물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 지도부와 보수성 시민단체와 중도 세력의 중심의 빅 텐트’를 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