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이 납품업체의 기술 자료를 중국 업체 등 제3자에게 부당 제공한 것으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귀뚜라미 보일러가 그동안 외쳐온 따뜻한 나눔 경영, ESG 경영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는 18일 납품업체의 기술 자료를 제3자에게 부당 제공한 귀뚜라미 홀딩스(대표이사 송경석)와 귀뚜라미(대표이사 김학수)에게 10여억 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리고, 귀뚜라미는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귀뚜라미의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는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 사이 수급사업자 A사가 제공한 보일러 센서 관련 기술자료 32건을 중국에 위치한 경쟁업체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기술자료는 보일러의 난방수, 배기가스 온도, 연소 불꽃 파장 등 제품의 구조와 특성이 기재된 ‘승인원’ 형태로 제공됐으며, 이를 통해 중국 경쟁업체는 일부 센서 개발에 성공해, 실제로 2021년부터 귀뚜라미 측에 해당 제품을 납품했다.

공정위는 이번 행위는 원사업자로서의 귀뚜라미그룹이 수급업체의 기술자료를 이용해 자사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부당한 경쟁 유발 사례라고 평가하면서, 의도성을 띈 중대한 기술유용 행위로 보고 검찰 고발 조치를 병행했다. 해당 기술자료 유출이 중소기업 경쟁력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엄중한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귀뚜라미그룹은 그동안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등 친환경 제품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외치며,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대내외에 강조해왔다. 또한, 언론을 통해 지난 39년 동안 553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며 나눔 경영을 실천해 왔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이번 기술 유출 사건은 그동안 귀뚜라미그룹이 실천해온 ESG 활동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특히, '단가 절감' 이익을 위해 의도성을 가지고 남품업체의 기술을 유출해 하도급법을 위반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어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원가 절감을 위한 비교 행위는 문제가 없지만, 그 과정에서 해서는 안될 기술 유출을 범해 신뢰를 깨고 하도급법을 위반했다. 이 점에 대해 귀뚜라미그룹 측에서도 따로 해명을 하지 않았다”며 “범법 행위를 바로 잡고 기업들이 협력사의 기술 보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겠다”고 설명했다.  

귀뚜라미그룹은 친환경,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납품업체 기술을 유용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고 비용 절감에 나섰다. 최근 이러한 기업들의 이중적인 모습이 공정한 시장경쟁과 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행위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귀뚜라미그룹의 경영 철학과 윤리적 의무가 진정으로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요구되고 있다.

한 ESG 전문가는 “환경과 사회 환원 측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어도, 협력사와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를 했다면 이는 마땅히 지적받고 지탄받아야 할 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ESG를 악용하는 ESG워싱을 경계해야 한다. ESG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여주기 위한 활동과 수치가 아니라 정말 지속가능한 시장과 기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일부 이익과 위배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윤리성을 지켜가야 한다. 기업의 신뢰에서 큰 오점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귀뚜라미 측에 연락을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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