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이슈보도팀 | 롯데그룹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핵심 지주사인 롯데지주(004990, 최대주주 신동빈)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2024년 12월 10일 기준 7.41%에 불과하다. 이는 LG(35.11%), 삼성물산(26.46%), SK(23.75%), HD현대(21.4%) 등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지난 지배구조 분석에 이어, 이번에는 롯데그룹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를 최근 롯데그룹의 현황을 기반으로 여러 관점에서 분석해 보았다.
기존 사업에 매몰된 구조
롯데그룹의 핵심 사업은 백화점, 면세점, 마트 등 유통 중심이다. 이러한 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으나 큰 성장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 11월 롯데그룹의 CEO 구조조정에서도 유통 계열사 CEO들이 대거 살아남은 것은 이 사업의 안정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롯데그룹이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신사업 실패, 투자 시기도 부적절
롯데그룹은 2022년 말 2조 7,000억 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53.3%를 인수했다.
그러나 이 시점부터 이차전지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증권사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인수 이전까지 꾸준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롯데케미칼이 인수한 이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롯데케미칼이 의도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후발주자로서 다른 대기업들을 쫓아가느라 판단이 흐려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편, 당시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현 롯데지주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상무로 재직했던 시기로, 이번 부사장 승격 자격에 대한 잡음이 들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부동산 PF 감싸주기
롯데건설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Project Finance)와 관련된 유동성 위기로 주목받았다. 부동산 PF는 건설업계 특성상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이러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끌어오는 것을 말한다. 롯데건설 역시 부동산 PF를 활용하였는데 타 건설사 대비 과도하게 끌어온 것이 문제였다.
2022년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보증금액은 6조 8,000억 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212.7%에 달했다. 이는 DL이앤씨(46% 미만)와 같은 경쟁사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여기서 자기자본 대비 212.7%라는 것은 회사에서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에서 두 배 이상이나 부채가 많다는 뜻이다. 이는, 만약 위기가 터지면 회사 스스로 갚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란은 정부의 롯데건설 살려주기다. 은행은 신용도가 낮으면 이자율을 높게 측정하거나 아예 빌려주지 않는다. 대출 손해금이 쌓이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의 개입으로 갑자기 2조 3,000억 원의 긴급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 시중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산업은행, 증권사, 롯데그룹 계열사가 참여했다. 이 중 7,000억 원은 롯데그룹이 부담했다. 대략 30% 수준 부담한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롯데건설의 문제를 그룹사들이 지원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레고랜드 사태 때, 롯데케미칼이 바로 5,000억원의 자금 수혈해줬었다. 만일, 롯데케미칼의 주주라면 신용도가 급격히 낮아진 회사에 자금수혈 하는 것을 찬성할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지원 방식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부르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사, "롯데케미칼 신용 우려"
롯데그룹의 경영위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한국신용평가사는 지난 11월 21일, 롯데그룹의 화학 부문 실적 악화와 롯데건설 PF 보증 규모를 지적하며, 사업 재편 및 재무구조 개선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는 롯데가 그룹 차원의 자구책 마련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인 투자자,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질려
현재 롯데지주의 주가는 1만 9,820원(12월 9일 기준)이며 배당수익률은 7.57%에 달한다. 이는 미국 채권 금리(약 4%)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롯데지주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앞선 분석을 종합하면, 그 이유는 그룹 내 계열사 간 자금 지원 및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 기업의 문제가 전체 그룹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다. 특히, 다른 계열사가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를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롯데그룹의 낮은 외국인 투자자 비중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연세대 객원교수)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배주주 중심의 경영과 검증되지 않은 후계자 승계를 가장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러 부정적인 이유로 실제보다 한국의 주가 가치를 낮게 책정하는 것을 뜻한다.
롯데그룹은 기존 사업의 안정성에 안주하면서도 신사업의 실패, 부동산 PF 리스크, 그리고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과 투명성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다.
글=윤태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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