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이슈보도팀 | 한국담배인삼공사 KT&G(코스피 033780, 대표이사 방경만)가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우수법인’으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 지수' 상위 10% 편입, 10% 중에서도 상위 1%에 등극했다. 이 가운데 이번 선정에 큰 영향을 준 'KT&G의 지배구조 개선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DJSI월드지수'는 세계 최대 금융정보기관 'S&P글로벌'의 'S&P 다우존스 인덱스'가 기업의 ESG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DJSI 중 최고 등급이다. 'DJSI월드지수' 편입은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25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 평가가 상위 10%에 해당함을 의미한다.
이번 결과는 ESG 후진국으로 불리는 국내 상황에서는 호재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ESG 관련 지수에서 종합점수 86점을 기록하며 상위 1%에 등극한 것은 경영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DJSI 지수에는 KT&G뿐 아니라, SK텔레콤, KB금융, 하나금융 등 20개의 국내 기업이 선정됐다.
KT&G, 뭘 잘했길래 ESG 상위 1%?
KT&G의 성공 요인은 이사회 독립성과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있다. 이사회 구성원의 85%를 사외이사로 채우고 주요 위원회(지배구조, 평가, 감사 등)를 모두 사외이사로 운영하며 경영 투명성을 높였다.
사외이사 선임은 기업의 경영투명성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사외이사의 비중을 늘린다는 것은 자식이 시험을 보는데, 전문감독관이 와서 시험을 잘 보는지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과 같다.
만일, 사외이사의 비중이 낮아 영향력이 없다면, 친구나 가족이 시험감독관을 하는 것과 같다. 쉽게 말해, 내가 잘하든 못하든 무조건 잘했다고할 확률이 높아 공정성이 떨어진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KT&G는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주가가 상승했다. 지배구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KT&G의 올해 매출액 성장을 평탄 또는 마이너스로 예측했다. 그런데도 KT&G는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줬다. 그 이유를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마트 vs KT&G, 같은 불황 다른 주가 "이유는?"
이마트 (코스피 139480, 대표이사 한채양)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비율이 57%로 사내이사 비중보다 높다. 자산 2조 원(별도재무제표 기준) 이상 기업으로서의 의무를 잘 지키고 있다.
그럼, 실적은 어떨까? 지난 2023년 실적을 보면, 이마트는 2011년 신세계로부터 인적분할 이후 최초로 연간 469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유가 뭘까? 사람들은 더 이상 오프라인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직접 가지 않는다. 쿠팡,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다.
신선식품산업은 온라인 판매에 한계가 있어 기존 대형마트들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쿠팡 등 온라인커머스가 등장하면서 모든 예상이 깨졌다. 그 결과, 이마트의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이제 KT&G를 살펴보자. KT&G는 실적 개선이 더뎠지만, 주가는 빠르게 상승했다. KT&G의 주력 시장인 담배 역시 흡연인구 감소로 시장이 작아지고 있다. 즉, KT&G도 이마트처럼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 KT&G의 주가는 어떻게 올랐을까? 이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성을 믿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지배구조 개선'이 있다.
이제 이마트와 KT&G의 지배구조를 비교해보자. 이마트의 이사회 구성은 아래와 같다.
앞서, 이마트는 오프라인, 온라인 두 시장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다. 기존 사업 개혁과 신사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데, 사외이사 구성원들이 전부 검찰총장, 국세청장 등 출신으로만 이뤄져 있다.
이마트의 사외이사 구성원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현상 유지를 중시하는 성격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신사업 발굴보다는 기존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최적화돼 있는 것이다.
반면, KT&G의 이사회 구성을 봐보자.
총 이사회 의원 7명 중,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6명이다. 즉, 기업 내부를 아는 경영자 1명과 함께 나머지 인물을 외부 다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외이사로 채웠다. 구성원들을 보면 CFO, 유통 전문가, 마케팅 교수 등 다양한 직업군이 분포돼 있다.
일례로, 손관수 사외이사는 CJ대한통운의 공동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KT&G는 국내 흡연율 하락, 건기식(정관장) 판매감소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 중이다. 그럴려면, 해외 유통구조를 꿰뚫어보는 전문가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 결과 손 사외이사를 영입했다고 볼 수 있다.
'지배구조 개선' 결과 입증 사례
KT&G의 주가는 8월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이후, 88,000원에서 지난 11월 126,000원까지 약 43% 상승했다.
KT&G의 지배구조는 원래 문제점이 많았다. 일례로, 과거 KT&G는 의결권을 가진 자사주 10%를 6개의 비영리복지재단에 기부 명목으로 이관했었다.
비영리복지재단이라고 해도 '의결권'이 있기에 주식을 경영권 방어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당시 주주들 사이에서는 "자사주를 이관은 그렇다 쳐도 의결권까지 부여하는 것은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KT&G는 대표이사의 연임으로 성장이 더디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2015년 취임한 백복인 사장은 3년 임기로 3번 (2015, 2018, 2021년) 연임했다. 지배구조 개선,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았던 경영자로 투자자들은 불만이 많았다. 이후 KT&G가 '연임 우선제'를 폐지하면서 새로운 대표이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
연임 우선제란 기존 회사경영을 맡고 있는 대표이사가 연임을 하고 싶으면 이사회에서 우선적으로 심사를 해주는 제도이다. 즉, 다른 후보자보다 더 먼저 기존 대표이사를 심사해서 사장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하지만 KT&G는 23년 12월 연임 우선제를 폐지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방경만 대표이사가 새롭게 취임했다.
한편, 방경만 대표이사 취임 후 KT&G는 자사주 135만 주를 소각했다. 다른 여타 기업들이 자사주를 보유하며 경영권을 방어하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이 외에도, 최근 KT&G는 환경(Environment) 부문에서도 노력을 보이고 있다. 원료 구매 단계에서 생산지의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고, 제조 과정에서 용수 취수량 20% 절감 및 폐기물 재활용률 90% 이상 달성 목표를 세우고 추진 중이다. 또한, 물류 부문에서는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며, 폐기 단계에서는 재활용 및 지역사회 기부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국내외 기업들이 ESG 경영, 그 중에서도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성장시키는데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윤태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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