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최근 기업 경영에서 공동 CEO 체제의 도입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리더십 구조가 경영 성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동 CEO 체제는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반면,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조율 문제나 책임 소재의 불명확함으로 인해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공동 CEO 체제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하여, 경영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다양한 ESG 전략에 유리
갈등 시 '사회적 책임(S)' 분산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연구 논문 ‘공동경영자가 ESG등급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공동경영 체제에서 다수의 최고경영자(CEO)가 상호 보완적인 기술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협력할 경우, 더 나은 ESG 전략과 실행이 가능하다.
특히, 이러한 구조는 기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데 유리하며, 적극적인 ESG 이니셔티브를 통해 높은 등급을 달성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러나 공동경영 체제가 항상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CEO가 조율 문제나 대인 갈등을 겪을 경우, 특히 사회적 책임(S)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ESG 등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나타났다. 연구는 한국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했으며,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공동 CEO를 둔 기업이 단일 CEO 체제 기업에 비해 ESG 등급이 평균적으로 낮았음을 보여준다.
한편, 대기업 집단에 속한 공동 CEO 체제 기업은 높은 자원 동원력과 낮은 조정 비용 덕분에 상대적으로 더 높은 ESG 점수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 집단 내부의 협력 체계가 조율 문제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공동경영 체제의 성공 여부는 리더십 간의 조화와 협력 수준에 크게 좌우된다. 기업들은 공동 CEO 체제 도입 시 명확한 역할 분담과 상호 신뢰 기반의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ESG 목표 달성의 중요한 초석이 될 수 있다.
공동 경영, 성공과 실패 사례
공동 경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넷플릭스(Netflix)와 SAP가 있다. 넷플릭스는 2020년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가 테드 서랜도스를 공동 CEO로 임명하며 이중 리더십 체제를 도입했다. 이후 두 CEO는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콘텐츠 제작과 기술 개발을 병행하며 넷플릭스의 글로벌 성장을 이끌었다.
넷플릭스의 공동 CEO '리드 헤이스팅스'와 '테드 서랜도스'
SAP는 독일의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2019년 제니퍼 모건과 크리스티안 클라인을 공동 CEO로 임명했다. 이후 SAP는 각 CEO의 다양한 관점을 반영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실패 사례도 있다. 한때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했던 블랙베리는 공동 CEO 체제에서 리더 간의 의견 충돌과 전략 부재로 인해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결국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부상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다.
공용 오피스로 알려진 위워크(WeWork)는 2019년, 창업자 애덤 노이만의 사퇴 이후 세바스천 거닝햄과 아티 민슨을 공동 CEO로 임명했다. 리더십 혼란과 경영 악화로 인해 몇 달 만에 단일 CEO 체제로 전환했다.
위 사례들은 공동 CEO 체제가 기업의 상황과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업은 공동 리더십 도입 시 명확한 역할 분담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