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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공평도시유적전시관, '화신백화점_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 기획展

기획전 연계 시민공모 성과를 함께 전시, 관람은 사전예약관람제로 운영(일 3회)

 

데일리연합(월간, 한국뉴스신문) 김민제 기자 |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7월 23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종로의 랜드마크였던 화신백화점을 조명한 '화신백화점_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화신백화점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앞에 있던 백화점으로, 지금의 종로타워 자리에 위치했다. 1931년부터 종로에 자리 잡았던 화신백화점은 1937년 현 종로타워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신관新館을 건축하였다.


이번 전시는 화신백화점을 비롯한 경성의 5대 백화점들의 사진, 백화점의 판매 물품과 각종 포장지, 판매 카탈로그 등 총 50여건의 전시자료를 통해 화신의 변천사를 조명한다.


전시 구성은 '1부. 지금은 백화점 전성시대', '2부. 1937년, 화신의 새로운 탄생', '3부. 저물어가는 화신의 시대' 등 크게 3개의 섹션과 시민참여 공간인 '지금은 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를 기억하며'로 나뉜다.


1930년대 경성에는 무려 5개의 백화점이 있었다. 히라다, 미나카이, 죠지야, 미츠코시, 그리고 화신이 그것이었다. 백화점 시대의 시작은 일본의 오복점吳服店[포목점]들이 대형 백화점으로 변화하며 시작되었다. 일본계 백화점 4곳이 남촌[현재의 충무로 및 명동 인근]에 위치했다면, 북촌에는 최남에 의해 건립된 동아백화점, 신태화의 화신상회를 인수한 박흥식의 화신상회가 있었다. 그러나 화신이 동아백화점을 인수하며 민족계 백화점의 타이틀은 화신이 갖게 되었다.


1937년은 화신의 역사 상, 기념비적인 해였다. 1935년 화신의 동관과 서관이 화재로 피해를 입은 이래, 화신은 동관을 1층 더 증축하고 신관의 건축을 계획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1937년 11월, 종로 네거리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화신의 신관이 우뚝 섰다.


화신은 단지 대형 건축물이 아니었다. 백화점에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네온사인’, ‘옥상정원’ 등 당시 최신 문화의 기호가 가득 차 있었다. 백화점의 상품들은 ‘모던’이라는 이름하에 포장된 유행품들이었다.


화신은 경성사람들뿐 아니라 지방사람들도 찾는 종로의 랜드마크였다. 백화점 자체가 종로의 상권을 상징하며, 한편으로는 하나의 명소가 된 것이다. 한편 화신은 여러 방법으로 고객들을 사로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중 가장 주력한 것은 ‘민족 마케팅’이었다. ‘민족 유일의 백화점’이라는 수사는 치열한 백화점 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화신과 화신의 사장 박흥식은 주요 기업, 재계 인사로서 식민지배 체제와 총독부의 정책에, 때에 따라 부응할 수밖에 없었으며 따라서 ‘민족의 백화점’이라는 통칭은 생각보다 더 많은 그림자를 안고 있었다.


해방이 다가올 무렵, 경성은 전쟁의 한복판에 있었다. 화신 역시 생필품 판매에 주력하거나 전쟁 홍보 전람회를 개최하는 등 전시상황에 부응하였고, 나중에는 비행기 제조회사까지 설립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제에 협력한 일로 박흥식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체포 제 1호’로 검거되기도 하였다.


화신의 전성기는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1955년에는 신신백화점을 설립하고, 6.25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화신 건물을 복구하여 백화점 사업을 다시 일으켜보려 했던 화신의 노력은 최신 시설을 갖춘 백화점들의 등장으로 점점 힘을 잃게 되었다. 결국 화신백화점 건물은 1967년 ㈜신생에 인수되었다. 1980년 모기업인 화신산업은 부도로 도산하였고 백화점은 이미 오래전부터 화신 소유가 아니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이 건물을 ‘화신’이라 불렀고 아직도 ‘화신’으로 기억한다. 화신의 시대는 힘을 잃어갔지만, 그럼에도 화신이 가지고 있는 세월의 힘이 존재하고 있었다.


1987년 3월 14일 화신백화점 건물[신관]이 헐리기 시작했다. 1937년 신관이 문을 연지 50년 만의 일이었다. 반세기 가량 종로의 상징이었던 화신은 도시재개발 및 종로확장계획으로 인해 그 운명을 다하게 되었다. 현재는 그 자리에 종로타워가 들어서있다. 화신이 사라졌어도 그 장소성은 그대로이다. 육의전의 으뜸이었던 선전縇廛, 종로 상권을 선도했던 화신, 마지막으로 현재 종로의 중심인 종로타워. 건물은 사라졌어도 장소가 가지고 있는 힘은 여전히 계속된다.


화신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기억 또한 지속되고 있다. 시간이 가면서 화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화신을 기억한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화신은 여전히 종로의 랜드마크다.


이번 기획전시와 연계한 특별강연도 마련하였다. 강연은 9월 3일과 9월 9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며,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좌도 병행할 예정이다. 화신을 비롯한 일제강점기 백화점들을 주제로 당시 사람들에게 백화점들이 어떠한 곳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참가 접수는 8월 9일부터 22일까지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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