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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생생한 튀르키예 이야기] 쿠르란 바이람(Festival of Sacrifices)

3일 동안 300만 마리의 양과 소 도축
시리아 난민들에게 양고기를 나누는 터키인

데일리연합(월간, 한국뉴스신문) 원소명 기자 | [생생한 튀르키예 이야기] 쿠르반 바이람

 

[도살 전 구입해 온 양을 놓고 이슬람 의식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의 가정 큰 명절은 설날과 추석인데, 튀르키예(터키)에도 비슷한 명절이 있다. 투르키예에는 ‘셰켈 바이람’(Festival of Sweets)과 ‘쿠르반 바이람’(Festival of Sacrifices)을 가장 큰 명절로 지킨다. 거의 모든 이슬람 국가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방식으로 명절을 보낸다.

 

‘Ramadan’(라마단)이라는 이슬람 금식월을 한달 간 지킨 후에 부족한 영양분과 당분을 보충하는 의미로 ‘쉐켈 바이람’(Festival of Sweets)을 지키며, 또 다른 명절로는 ‘쿠르반 바이람'(Festival of Sacrifices)이다. ‘쿠르반’(Kurban)은 희생을, ‘바이람’(Bayram)은 휴일·축일·기념일을 의미한다.

쿠르반 바이람은 라마단(이슬람교의 종교적 금식 기간)이 끝난 뒤 70일째부터 4일간 계속된다. 

 

기독교 경전인 구약성서의 창세기 22장에는 ‘쿠르반 바이람’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적혀있다.

 

신이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워지는 아브라함(이슬람교에서는 이브라힘)의 믿음을 시험하려고 그의 아들 이삭을 희생제물로 바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실제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을 희생제물로 바치려고 모리아 산으로 데리고 갔고, 거기 있던 제단에서 이삭을 희생제물로 바치려고 칼을 빼들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믿음을 확인한 신은 아브라함과 이삭을 위하여 다른 희생양을 예비했고, 이에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 대신 그 양을 희생제물로 바쳤다는 내용이다.

 

[양시장 풍경 : 쿠르반 바이람에 도살 용으로 판매하는 양들의 모습]

 

이슬람교의 경전인 꾸란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슬람교에서는 아브라함이 번제로 드리려 했던 사람이 이삭이 아니라, 배다른 형제인,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쿠르반 바이람은 이스마엘의 희생을 기념하는 이슬람교의 종교적 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이브라힘(아브라함의 이슬람식 표현)과 이스마일(이스마엘의 이슬람식 표현)이 알라에게 보였던 신앙을 기념하기 위해, 알라가 예비한 양을 제물로 드려 경의를 표했던 사건을 되새기며 축제로 고양시킨 것이다. 이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이브라힘이 알라에게 보였던 신앙을 본받아, 쿠르반 바이람을 통해 알라에게 절대 복종의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예전에는 개인 가정에서 소나 양을 도살해서 쿠르반 바이람 기간만 되면 온 동네가 핏빛으로 물들고, 양이나 소의 울부짖는 소리가 가득했으며, 도살을 하다 실수를 해서 목이 잘리다 만 소가 거리로 뛰쳐나와 온 동네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진기한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최근에는 길이나 개인 가정에서의 도살은 금지되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는 금지되었지만, 시골로 가면 쿠르반 바이람이 되면 여전히 길에서 도살하는 풍경, 뒷마당에서 생고기를 자르는 풍경 등을 볼 수 있다.

 

사실 쿠르반 바이람은 종교적 의식을 넘어, 거의 모든 튀르키예 국민이 이를 한국의 설이나 추석처럼 커다란 민족 명절처럼 지킨다. 그래서 한국처럼 민족 대이동이 있는 기간으로, 튀르키예 전국 각지에 흩어져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 고향이나 친지 집을 방문하곤 한다.

튀르키예에서는 쿠르반 바이람을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지키고 있습니다. 이날 희생물로 삼았던 양과 소의 고기 중 1/3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1/3은 이웃과 친구들에게, 나머지 1/3은 가족과 친척들에게 나누며 축제로 즐기고 있는 것이다. 바로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약자와 이웃, 친지들과 본인들의 것을 나누는 귀한 삶을 실천한다는 것이다.

 

[쿠르반 바이람에 도축되고 남은 가죽들 - 바로 가죽 공장으로 보내진다]

 

한편 쿠르반 바이람에 도살되는 동물의 숫자는 300만 마리에서 380만 마리인데, 도살된 양이나 소의 가죽은 따로 벗겨서 가죽공장으로 보내서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한다.

튀르키예는 대표적인 가죽제품 생산국이다. 이태리 명품인 아르마니나 페라가모도 튀르키예 공장으로부터 가죽 제품을 수입한다. 쿠르반 바이람의 희생제물이 된 소나 양은 고기뿐만 아니라 가죽까지도 인간에게 유익을 주고 있는데, 이 가죽들이 아르마니나 페라가모 같은 회사를 거치면 화려한 명품으로 재탄생되는 것이다.( 관련 기사 참고 페르가몬 이야기 )

 

 

[쿠르반 바이람 때 양 도축하는 영상]

(어린이나 임산부 및 노약자 등 심신 미약자는 보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올해에는 7월 9일부터 3일 동안 쿠르반 바이람 연휴가 시작되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의 튀르키예인들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살한 양이나 소고기를 나누며 선행을 베풀곤 한다.

 

필자는 10년 넘게 타국에서 힘겨운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양고기를 나누며 선행을 실천하고 있는 후세인(Huseyin, 39세)이라는 터키인을 따라 다니며 취재를 했다. 후세인은 우르파라는 도시에 있는 투르크텔레콤(튀르키예 국영통신사)에 근무하고 있다.

그는 약 3시간 동안 40도를 넘나드는 매우 뜨거운 날씨에 시리아 난민 12 가정에게 1 KG 남짓한 준비한 고기 봉지를 전달하고 난민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면서 그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달했다.

아래는 후세인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글이다.

 

[시리아 난민들과 양고기를 나누고 있는 후세인]

 

기자 : 어떤 계기로 이 일을 하시나요?

후세인 : 우르파(Şanlıurfa)는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경도시이고, 그래서 약 50만 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들이 이 도시에서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이곳 우르파는 튀르키예에 있는 도시 중 가장 뜨거운 도시인데 많은 난민들이 숨이 턱턱 막히는 오래되고 매우 낡은 건물에서 선풍기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인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런 나눔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 평소에도 이웃들에게 이런 나눔을 실천하고 계신가요?

후세인 : 물론입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난민들과 양고기를 나누고 있는 후세인]

 

기자 : 매우 귀한 마음을 가지신거 같습니다. 돈이 있다고 이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부모님에게서 이런 것을 물려 받으신건가요?

후세인 : 네, 맞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평생 나눔을 실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 오셨으며 그렇게 우리 형제들에게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지금도 아버님이 운영하시는 사업체에서 많은 시리아 난민들을 직원으로 고용해서 그들에게 여러 모로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기자 : 현재 우르파에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후세인 : 아무래도 재정적인 부분과 우르파의 매우 뜨거운 날씨가 여름을 나고 있는 난민들에게 매우 큰 고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우르파의 여름은 매우 길고 매우 뜨거운데 한 여름에는 45도까지 기온이 올라갑니다.

 

기자 : 취재에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선행을 실천하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후세인 : 감사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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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빈증성 우정의 만남… 경제 교류 동반성장 한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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