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감을 앞두고 중국 출장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가 27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그동안 출석을 미뤄오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모습을 드러낸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가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가운데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이 자격부족의 이유로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을 통해 "적십자사 회비 미납을 비롯해 국제관계에 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성주 총재는 잘못된 인사"라고 밝혔다.
사랑과 봉사의 이념에 따라 구호사업이나 인도적 봉사활동을 기초로 한 대한적십자사의 인재상은 국제관계에 있어 '교량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기업인 출신으로 현재 성주그룹 회장인 김성주 총재를 둘러싸고 대한적십자사 수장으로서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적십자회비를 꾸준히 내지 않은 것도 자격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회비는 일반 사업자로 분류돼 1년에 3만원씩 총 15만원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김성주 총재는 대한적십자사 업무와는 무관한 경력을 지녔고, 한 번도 적십자회비를 납부한 적이 없다"면서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단체에서 사업과 활동을 진두지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정부의 대북 지원정책을 주도적으로 맡고 있는 대한적십자사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성주 총재가 지난 2000년대 초반 인천의 한 교회 강연에서 "남북분단과 북한의 빈곤문제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발언한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남북관계에 대해 부적절한 인식을 보여줬다"며 "대북 지원의 창구이자 우리나라 중심적 구호기관으로서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대한적십자사를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성주 총재는 지난 23일 국감을 앞두고 돌연 중국 출장을 떠나 '도피성 출국'이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적십자회의에 참석했던 김성주 총재는 27일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 "공인이 돼 본 적이 없어 짧은 생각을 한 것"이라며 사과했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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