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국내 공기업들이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지만 임직원에게 수천억원에 달하는 학자금을 지원하며 돈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전체 지원금액 중 에너지공기업들이 차지하는 지원금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시장ㆍ준시장형 공기업 30곳의 2009년~2013년 5년 간 학자금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무상 지원액은 420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산업통사자원부 산하 에너지공기업 12곳의 5년간 학자금 무상 지원액은 약 2950억원으로 총 지원액 4203억원의 약 70%에 달했다.
조사대상 30곳의 공기업 가운데 학자금 무상 지원액이 가장 큰 곳 1위는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로 5년 동안 1302억원을 지급했다.
다른 에너지공기업으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612억원으로 2위였고, 이어 대한석탄공사(205억원) 4위, 한국중부발전(171억원) 6위, 한국서부발전(139억원) 8위, 한국남동발전(136억원) 9위 순이었다.
이어 한국남부발전(126억원) 11위, 한국동서발전(114억원) 12위, 한국가스공사(88억원) 14위, 한국지역난방공사(32억원) 19위, 한국석유공사(18억원) 20위, 한국광물자원공사(9억원) 23위 순이었다.
또한 대학 학자금 무상 지원액도 한국전력공사와 발전자회사 5곳 등 에너지 공기업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동서발전이 1인당 평균 1400만원을 지원해 가장 높은 액수를 기록했고, 한국서부발전(2위. 935만원), 한국중부발전(3위. 901만원), 한국수력원자력(4위. 882만원), 한국전력공사(5위. 788만원), 한국남동발전(6위. 752만원), 한국남부발전(7위. 740만원), 대한석탄공사(8위. 662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일부 에너지 공기업은 학자금 무상 지원, 융자 지원 등의 규정이 있지만 규정보다 높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규정에 없는 무상 지원을 하기도 했다.
규정을 공시하지 않았거나 실수로 누락했을 뿐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다는 게 해당 공기업들의 주장이지만, 이는 학자금 지원 관리 체계가 허술함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국전력은 2013년 대학 학자금 지원 규정에 '대학교 등록금 고지서상 금액, 3년 거치 6년 상환의 융자'로 표기하고 있지만, 지난해 2617명에게 187억원(1인당 평균 715만원)을 무상으로 지급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해외 고등학교 학자금으로 1인당 평균 728만원을 지원했지만, 규정에는 '해외 근무 직원별도'라고만 적혔을 뿐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연 20만원의 초등학교 학자금이 2011년부터 폐지됐다고 명시했지만 지난해 여전히 1인당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했으며, 중학교 학자금 역시 분기당 15만원의 기준보다 많은 200만원(국내일반학교 기준)을 지원했다.
한국남부발전은 규정에 언급하지 않은 중학교 해외 부문 학자금으로 1인 평균 1600만원을 지원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지원기준에 없는 초등학교 학자금을 지원했다.
한편 조사 대상 30곳의 공기업 1인당 학자금 지원액은 5년 평균 234만원이었고, 2009년 200만원에서 2011년 231만원, 2012년 289만원, 지난해에는 299만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지원대상별로는 대학교가 663만원으로 인당 평균 지원액이 가장 컸고, 어린이집ㆍ유치원(310만원)→대학원(290만원)→고등학교(186만원)→초등학교(130만 원)→보육비(97만원)→중학교(35만원) 순이었다.
김봉수 기자
[무단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