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조업무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은 LG생활건강의 '페리오46cm 티엠플러스 롱래스팅 쿨민트'(왼쪽)와
'페리오46cm 티엠플러스 롱래스팅 스피아민트'. (사진=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이 잔류농약 시험을 하지 않은 '페리오 46cm' 치약에 대해 3개월 제조업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LG생건의 '페리오 46㎝ 티엠플러스 롱래스팅 쿨민트' 치약 등 '46㎝' 시리즈 3개 제품은 지난 6월부터 온라인상에서 소비자 피해 사례가 속출했고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에 나섰다.
경제와 환경문제 현안 등을 다루는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의 김광수 소장은 지난 6월24일 온라인 카페 게시판 등을 통해 LG생건의 '페리오 46cm 티엠플러스 롱래스팅 쿨민트' 치약의 부작용 경험담을 게재했다.
김 소장은 "해당 치약을 사용한 후 입안이 헐거나 입술이 부르텄고, 사용할 때마다 통증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에 김 소장의 피해 사례가 퍼지자 일반 시민들도 잇따라 관련 피해 경험을 공유하며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치약을 사용한 후부터 입안이 다 헐고 피가 나면서 입술 안쪽도 퉁퉁 부었다", "나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그렇다", "입술에 색소 침착이 생길 정도로 엉망이 됐다" 등의 부작용 경험 사례를 쏟아냈다.
지난 4일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치약은 안전성 기준치를 충족했지만, 일부 절차상의 문제가 확인돼 지난달 31일부터 내년 1월30일까지 총 석 달간 생산이 중단됐다.
위반 내용은 ▲ 제조번호가 다름에도 원료칭량(秤量) 일자와 원료칭량시간이 동일하고 ▲ 원료시험 중 후박이산화탄소초임계건조엑스 성분의 원료 입고 시 잔류 농약 시험을 하지 않은 채 적합으로 기재했으며 ▲ 동일 성분의 정량시험을 허가받은 시험 방법과 다르게 실시한 문제 등이다.
LG생활건강기술연구원을 관할하는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의료제품안전과 관계자는 "주성분 시험이 절차상 누락돼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며 "원료에 잔류 농약이 들어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페리오 46cm'는 판매 정지 1개월 처분도 추가로 받았는데, 이는 식약처에 소비자 부작용 사례를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처분에 대해 LG생건은 "부작용이 아니라 일부 소비자만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며 지난달 28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30일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판매 정지 처분 효력은 사라졌다.
LG생활건강 홍보팀 관계자는 "제조상 미흡한 부분이 있어 행정처분을 받은 것은 개선해야 하지만, 제품이나 성분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LG생건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던 '파라벤'을 치약에 보존제로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홍보팀 관계자는 "해당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서는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은 의약외품"이라며 "파라벤의 위해성 자체가 논란이 된 것이지 함량은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치약에는 지난해 8월까지 항균제 '트리클로산(triclosan)' 성분도 포함됐었다.
지난 2011년 4월 발매된 '페리오 46cm' 치약은 당시 "리클로산과 소취 성분 베이킹소다를 결합한 성분이 구취를 억제해 준다"고 홍보한 바 있다.
살균ㆍ항균에 효과가 있는 트리클로산은 주로 치약이나 비누 등에 사용되고 있지만, 자외선이나 수돗물에 함유된 염소와 만나면 발암물질로 변해 유방암, 뇌 발달 교란, 생식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캐나다 보건부는 트리클로산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고 있다.
LG생활건강 홍보팀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는 모든 치약에서 트리클로산을 뺐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의약외품 관련 정기ㆍ수시감시를 통해 원료 검사와 성분함량 준수, 표기 등의 문제를 계속 적발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약외품으로 관리되는 제품에 원료만 수십 개가 들어가더라도 각 원료 시험을 다 지켜야 한다"며 "최종 제품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약 성분에 대한 위해성, 부적절한 원료 검사 등이 문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치약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어 소비자 반응과 의약외품 업계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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