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윤태준 인턴기자 | 삼성SDI(코스피 006400, 대표이사 최윤호)가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폭락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미국과 헝가리 배터리 공장 투자금 조달을 위한 결정이지만,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
심지어 현금이 1조 8,850억 원이 있는 상황에서 삼성SDI가 왜 유상증자를 선택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유상증자 2조 원, 어디 쓰려고?
삼성SDI는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주요 투자처는 미국과 헝가리 배터리 공장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조 5,460억 원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JV)에 투입되며, 4,541억 원은 헝가리 배터리 공장 시설 투자금으로 사용된다.
삼성SDI가 미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은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핵심 지역이며, 각국을 상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현지 생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New Carlisle)에 35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으며, GM과 협력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시장 상황, 녹록지 않은데..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는 BMW, 아우디, 리비안 등이다. 그러나 BMW와 아우디는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강세를 보였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 중국 전기차 업체, 현대차, 기아 등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SDI의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8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월 기준, 1위는 중국 CATL, 2위는 BYD, 3위는 LG에너지솔루션, 4위는 SK온이 차지하고 있다.
실적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2021년부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급격히 상승했지만, 2023년부터 전기차 캐즘을 겪기 시작하며 큰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2000억대로 가라앉으면서 곧 적자발생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금 많은 삼성SDI, 왜 유상증자를?
삼성SDI는 연말 기준 약 1조 8,85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번 유상증자 규모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그렇다면 왜 회사 내부 자금을 활용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자금을 요청한 것일까?
미국 GM과의 합작법인에 대한 총 투자금액은 4조 6,000억 원이며, 지분 50:50 기준으로 계산하면 삼성SDI는 약 2조 3,00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헝가리 배터리 공장 투자까지 고려하면 내부 보유 현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삼성SDI는 기존 보유 자금을 모두 소진하는 부담을 피하고자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피해자는 개미들
기관과 외국인은 작년부터 삼성SDI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해왔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받아오면서 삼성SDI 주식을 다수 보유하게 되었다. 이번 유상증자로 인해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개인투자자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SDI의 유상증자 결정이 향후 기업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기존 주주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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