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김민제 기자 | 도심 속 숨 쉬는 공기가 폐암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비흡연자에게서 발생하는 폐암의 DNA 변이가 대기오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흡연 안 해도 폐암 걸리는 이유”…DNA 변이와 미세먼지 연관 밝혀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와 글로벌 연구진이 공동 수행한 이번 대규모 유전체 연구는, 전 세계 폐암 환자 871명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정밀 분석한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PM2.5 등)에 노출된 환경에서 자란 비흡연자에게서 TP53 등 주요 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빈번히 발생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대기오염은 단순한 기관지 염증을 넘어, 세포 유전정보에 손상을 가하고 그중 일부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도심 지역 거주자와 대중교통 이용자, 산업지대 인근 주민들이 특히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텔로미어 손상 → 노화 촉진 → 암 발생 위험 증가
이번 연구는 또 다른 핵심 발견도 덧붙였다. 대기오염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세포 말단 구조인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텔로미어는 세포 노화와 관련이 깊은 부분으로, 짧아질수록 세포 재생력이 떨어지고, 유전자 손상에 취약해진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은 조기 노화를 유도하며 폐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만성질환의 발생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WHO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기본권”…도시 정책 대전환 시급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2021년부터 PM2.5 기준치를 대폭 강화하며,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건강권”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여전히 WHO 권고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기오염 수치가 빈번하게 관측되고 있다.
환경보건학자 이정우 박사는 “비흡연자 폐암이 늘고 있는 지금, 공기 질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라며, “공공 교통차량의 전기화, 산업 배출 규제, 녹지 확대 등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