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박영우 기자 | 인공지능이 인간의 질문에 답하는 도구를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일을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불리는 이 새로운 인공지능 패러다임은 AI를 보조 수단이 아닌 실질적인 ‘업무 수행 주체’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이전틱 AI는 대리인을 뜻하는 ‘에이전트(agent)’ 개념에서 출발한 기술로, 사용자가 제시한 복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AI가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필요한 도구를 호출해 실행하며, 결과를 검증·수정하는 자율성을 핵심으로 한다.
기존 챗봇형 AI가 질문에 대한 답변 제공에 머물렀다면, 에이전틱 AI는 목적지까지 경로를 설정하고 주행하는 자율주행차에 비유된다.
예를 들어 “다음 주 1박 2일 가족 여행을 준비해 달라”는 명령이 주어지면, 에이전틱 AI는 가족 구성원의 취향을 분석하고 항공권과 숙소 가용 여부를 확인한 뒤, 예약과 결제, 일정 확정 알림까지 '전 과정'을 인간 개입 없이 자율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검색엔진, 결제 시스템, 이메일 등 외부 도구를 직접 연동해 활용한다.
기술적 핵심은 ‘추론’과 ‘반복’이다.
에이전틱 AI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작업을 세분화하고, 수행 중 오류가 발생하면 이를 인식해 수정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단순 명령 수행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학습하며 일을 완결하는 구조다.
이 같은 변화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앤트로픽 등은 에이전트 기능을 강화한 모델을 잇따라 선보이며, 특히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중심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에 쇼핑·예약·상담 서비스에 에이전트 기능을 결합해 업무 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업계는 가전제품이 스스로 집안 환경을 관리하는 ‘에이전틱 홈’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에이전틱 AI를 ‘2025년 10대 전략 기술’ 중 하나로 선정하며, 2028년까지 일상 업무 결정의 약 15%가 에이전틱 AI에 의해 자율적으로 수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율성이 커질수록 위험 요소도 함께 커진다. AI가 독자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보안 사고가 발생하거나, 인간의 최종 승인 없이 결제·데이터 삭제가 이뤄질 경우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에이전틱 AI가 초거대 AI 모델의 수익화를 이끄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간의 개입과 감시를 보장하는 기술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자율성과 통제의 균형이 에이전틱 AI 확산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