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정상규 기자 | 법원의 해산 명령으로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 이하 가정연합)이 거대한 청산 절차의 파고 속에서도 교묘한 변칙 생존을 꾀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열도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오늘, 교도통신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해산 명령을 받은 가정연합의 전직 간부들과 신자들이 새로운 종교 단체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일제히 타전했다. 이는 고액 헌금 수령 등으로 공공복지를 심각하게 해쳤다는 사법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이자, 피해 변제를 위해 진행 중인 청산 절차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위험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본지는 일본 법원의 해산 명령 유지 판결 이후 드러난 가정연합의 속사정과 새 단체 설립이 지닌 법적 사회적 함의를 심층 분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도쿄고등재판소가 내린 결정에서 시작된다. 재판소는 고액 헌금 강요 등 반사회적 행위가 인정된다며 가정연합에 해산 명령을 내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로써 법원이 선임한 청산인이 교단의 막대한 재산을 관리하고 피해자들에게 이를 변제하는 청산 절차가 공식화되었다.
현재 일본 내 약 280곳에 달하는 교회 시설은 원칙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상태이며, 신자들은 자택 등을 거점으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일본 종교법인법의 맹점이다. 법원의 해산 명령은 종교법인으로서 누리는 세제 혜택과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일 뿐, 헌법상 보장된 종교 활동 자체를 원천 금지하지는 않는다. 가정연합 측이 설립을 검토 중인 임의 종교단체 형식이 바로 이 지점을 노린 비상구다. 법적 지위는 없더라도 조직을 재건해 기존 교리를 그대로 전파하며 신자들을 다시 결집시키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새 단체의 수장으로 거론되는 호리 마사이치 전 일본 가정연합 회장의 존재는 이번 움직임이 단순한 신자들의 자발적 모임을 넘어선 조직적 재건임을 방증한다.
가정연합의 새 단체 설립이 가장 우려되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재산 청산과 피해 변제 절차에 미칠 악영향 때문이다. 사법부가 해산 명령을 내린 핵심 이유는 수많은 가정을 파탄 낸 고액 헌금 피해를 구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존 지도부가 주도하는 새 단체가 출범할 경우,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교단의 자산이 교묘한 방식으로 새 단체로 흘러 들어가거나 신자들을 독려해 다시금 음성적인 헌금을 걷어 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일본 사회가 지난 수십 년간 겪어온 종교 범죄의 악순환을 다시금 반복하는 행위다. 고등재판소의 판결 직후 최고재판소에 특별 항고를 제기하며 시간 벌기에 나선 가정연합의 행보와 새 단체 설립 준비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법적으로는 종교 단체를 해산시켰으나 실질적으로는 간판만 바꿔 단 채 여전히 활동을 지속하는 유령 조직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 언론과 시민사회는 이번 새 단체 설립 움직임을 두고 사법부를 기만하는 후안무치한 행위라며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기시다 내각 역시 종교법인 해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자금 은닉이나 불법 활동에 대해 엄격한 모니터링을 예고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임의 단체라 할지라도 다시금 고액 헌금 등의 불법 행위가 포착될 경우 형사 처벌은 물론 강력한 행정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종교라는 이름 뒤에 숨어 타인의 재산을 약탈하고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가 법의 심판대 위에서도 어떻게 생존을 모색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는 마지막 보루여야 하며 사법부의 단호한 결단이 한낱 간판 갈이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번 일본의 사례가 웅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