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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AI 보이스피싱의 진화, 침묵의 3초 "당신의 목소리를 훔친다"

데일리연합 (SNSJTV) 송동섭 기자 | 최근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에 "여보세요"라고 답하는 순간 사용자의 음성 정보를 탈취해 범죄에 악용하는 이른바 '침묵 전화(Silent Calls)' 사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단 몇 초의 음성 샘플만으로도 특정인의 목소리, 음색, 억양을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금융 범죄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정보통신 매체 GNT와 보안업체 비트디펜더 등 글로벌 보안 기관들은 이러한 '보이스 클로닝(Voice Cloning)'이 단순 피싱을 넘어 지인 사칭 및 금융 인증 체계 무력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침묵 전화 수법의 핵심은 상대방의 대응을 유도해 고품질의 음성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있다. 사기범들은 무작위로 전화를 건 뒤 수신자가 응답하면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거나, 답변을 유도하는 짧은 질문을 던져 목소리를 녹음한다.

 

과거에는 목소리 복제를 위해 장시간의 녹음본이 필요했으나, 현재의 생성형 AI 기술은 3초 내외의 음성만으로도 실제와 구분이 불가능한 가짜 음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복제된 음성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급박한 사고 상황을 연출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딥페이크 보이스' 범죄의 핵심 도구로 쓰인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범죄 사례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녀의 목소리를 복제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납치 상황을 연출하거나, 공공기관 상담원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 보고되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AI 기술을 결합한 지인 사칭형 보이스피싱 범죄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피해자들은 목소리가 너무나 흡사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금융 사기를 넘어 사회적 신뢰 구조를 파괴하는 심각한 보안 위협으로 간주된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4조의2)

 

정부는 날로 지능화되는 AI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발신번호 변작 방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AI로 생성된 음성이나 영상물에 대해 반드시 'AI 생성물'임을 명시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음성 인증을 사용하는 금융 거래 시 다중 인증(MFA)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사기범들이 실제 번호를 숨기고 공공기관 번호로 위장하는 '스푸핑' 기법을 차단하기 위해 통신사와의 실시간 차단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

 

전문가들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경우 일단 의심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전화를 받았을 때 상대방이 즉각 응답하지 않는다면 질문을 이어가지 말고 즉시 끊어야 하며, 부재중 전화가 찍힌 낯선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거는 행위도 지양해야 한다.

 

만약 지인을 사칭한 돈 요구 전화가 온다면 반드시 해당 지인의 다른 연락 수단이나 주변 인물을 통해 팩트 체크를 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향후 AI 기술의 보편화로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 모두를 신뢰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개인의 보안 수칙 준수와 정부의 강력한 기술적 차단책이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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