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송동섭 기자 |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은 단순한 문구 실수로만 정리되기 어렵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조사 결과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국민이 묻는 핵심은 따로 있다. “누가 일부러 했느냐” 못지않게 “왜 아무도 막지 못했느냐”는 질문이다.
이번 사안에서 가장 무겁게 봐야 할 대목은 4단계 보고라인이다. 커머스팀 제안 이후 팀장,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까지 보고 절차가 있었지만 그 누구도 5월 18일에 ‘탱크데이’라는 표현이 갖는 역사적 민감성을 지적하지 않았다. 승인자는 있었지만 책임지는 검증자는 없었다는 뜻이다.
더구나 일부 합의자가 디자인 시안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했다는 점은 기업 내부 통제의 심각한 결함을 보여준다. 이는 개인 실수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의사결정 시스템이 사회적 리스크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국민 눈높이의 책임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사실관계 책임이다. 고의성이 없었다면 그 근거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핵심 직원 3명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했고, 사내 메신저 기록도 제한적으로만 확인됐다면 조사는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
둘째, 관리 책임이다. 대표와 임원은 직접 문구를 만들지 않았더라도 최종 승인 구조를 관리할 책임이 있다. “몰랐다”는 해명이 가능한 자리가 아니라, “몰라서는 안 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책임의 무게가 발생한다.
셋째, 회복 책임이다. 사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5·18 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처럼 사회적 상처가 큰 역사적 사건은 소비자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기억의 영역이다. 기업은 논란을 봉합하는 수준이 아니라 재발 방지 체계, 역사·인권 감수성 교육, 마케팅 사전 심의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고의성 입증 여부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의가 없었다면 무지와 부주의의 책임이 남고, 고의가 있었다면 법적 책임까지 따라야 한다. 어느 경우든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에서의 책임이란 사과문 한 장이나 몇 명의 문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사회적 기억을 상업적 문구로 소비하지 않도록 내부 시스템을 바꾸는 것, 그 과정과 결과를 공개적으로 검증받는 것, 그리고 피해 감정을 느낀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회복 조치를 제시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신세계와 스타벅스코리아가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는 바로 여기에 있다. “고의가 없었다”는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무엇을 바꿀 것인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