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6.06.12 (금)

  • 맑음강릉 27.1℃
  • 맑음서울 27.0℃
  • 맑음인천 24.2℃
  • 맑음수원 26.3℃
  • 맑음청주 28.5℃
  • 맑음대전 28.0℃
  • 맑음대구 30.2℃
  • 맑음전주 27.7℃
  • 맑음울산 26.9℃
  • 맑음창원 26.3℃
  • 구름많음광주 28.9℃
  • 맑음부산 26.1℃
  • 구름많음여수 25.4℃
  • 구름많음제주 24.9℃
  • 맑음양평 27.1℃
  • 맑음천안 26.7℃
  • 맑음경주시 28.9℃
기상청 제공

이슈·분석

글로벌 RWA 광풍 속 한국형 STO의 함정…‘토큰화 착시’와 유동성 파편화 경계해야

“27조달러 RWA 열풍” 뒤의 경고…한국형 STO, 규제 없인 자본시장 혼란 가져올 수 있어..

 

데일리연합 (SNSJTV) 박용준 기자 |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기관화'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가상자산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액트'의 상원 통과가 임박하고, 블랙록이 선택한 실물자산토큰화(RWA) 플랫폼 기업 시큐리타이즈의 나스닥 상장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웹3 생태계의 무게중심은 스테이블코인에서 RWA로 급격히 이동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10%만 토큰화되어도 27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산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속에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온체인 거래를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며 제도화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메가 트렌드의 이면에는 독점적 중앙 거래소의 자금이 파편화되어 시장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유동성 분절 우려도 공존한다.

 

한국 금융시장 역시 내년 초 시행을 앞둔 토큰증권(STO) 관련 개정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과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을 앞두고 금융 슈퍼앱 구축과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RWA의 훈풍이 한국형 STO 시장의 무조건적인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한국 시장의 독특한 법적 규제 환경과 금융 인프라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해외 사례와 동일 선상에서 한국형 STO를 바라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며, 오히려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강력한 규제적 제어 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국형 STO의 성공 여부를 가르는 가장 본질적인 차별점은 발행 방식과 자산의 본질에 있다. 미국의 시큐리타이즈가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주식을 예탁기관에 묶어두고 토큰을 발행하는 기존의 담보형 방식을 넘어, 발행사와 직접 협의해 주주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는 '네이티브 발행'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STO 가이드라인과 입법 방향은 철저하게 자본시장법 규율 체제 아래에서 증권의 디지털화 형태만을 바꾸는 '형태적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한국의 STO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토큰형 코인'이나 '탈중앙화 자산'이 아니라, 기존의 전자증권을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에 담아낸 '증권의 새로운 그릇'일 뿐이다.

 

이로 인해 한국형 STO는 태생적으로 기존 금융권의 예탁결제 시스템 및 청산 체계와 끊임없이 충돌하거나 연계되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미국 시장처럼 완전한 탈중앙화 거래소(DEX)와의 연계나 국경을 넘나드는 유동성 공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폐쇄적 환경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해외 RWA의 폭발적인 확장성을 한국 시장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시장의 착시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 속에서 한국형 STO가 마주한 가장 큰 암초는 바로 조각투자와 비정형 자산에 편중된 초기 시장 구조다. 금융당국이 토큰증권의 대상을 주식, 채권, MMF 등 정형자산으로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는 STO의 대다수는 미술품, 부동산, 저작권 등 유동성이 극도로 낮고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어려운 비정형 조각투자 자산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투자자 적격성 확인이나 배당 지급 등을 프로그램화하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기술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산 자체의 본질적인 매력과 환금성이 떨어지면 시장은 순식간에 고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유동성이 높은 주식이나 채권 시장의 토큰화는 기존 증권사들의 이해관계 및 중앙 집중화된 한국거래소(KRX)의 독점적 지위와 맞물려 신속한 전환이 어렵다.

 

자산의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프라만 블록체인으로 바꾼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될 리 만무하며, 이는 결국 초기 STO 시장이 투기성 짙은 비주류 자산의 거래소로 전락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형 STO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글로벌 추세와는 결이 다른, 한층 더 정교하고 강력한 규제 체계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 해외 시장에서 나타나는 '무허가성 주식 토큰화'나 제3자에 의한 무분별한 자산 발행은 국내 금융시장에 도입될 경우 치명적인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타이거리서치가 경고한 바와 같이, 자산의 유동성이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쪼개지는 유동성의 파편화가 발생하면 국내 증시의 근간인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자금 이탈은 물론, 플랫폼 간 가격 괴리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게 된다.

 

한국 금융 시장은 미국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대외 변수와 가짜 뉴스에 취약한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발행과 유통의 엄격한 분리,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의 자격 요건 강화 등 진입 장벽을 높이는 강력한 규제가 도리어 시장의 신뢰를 형성하는 기반이 된다.

 

자유로운 발행을 방임했다가 대규모 루머와 조작으로 얼룩진 과거 가상자산 사태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자본시장법의 틀 안에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2중, 3중의 안전장치는 규제가 아닌 필수 인프라로 인식되어야 한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STO의 성공 여부는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완벽한 융합과 리스크 통제 역량에 달려 있다.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를 타진하고 단일 플랫폼에서 모든 자산을 거래하는 '금융 슈퍼앱' 구축에 나서는 이유도 결국 제도권의 안전망 안에서 유동성을 독점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이다.

 

기술적으로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한 혁신을 대폭 수용하되, 법적으로는 철저한 중앙 통제와 가치 평가의 투명성을 강제하는 '한국형 하이브리드 모델'만이 가상자산의 기관화 흐름 속에서 한국 금융의 경쟁력을 지키는 유일한 활로다.

 

내달 개최되는 '토크노미 코리아 2026'과 같은 공론의 장에서 글로벌 거물들이 제시할 해외 RWA 사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국내 STO의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시장의 거품을 걷어내는 제도적 정비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겉모습만 글로벌 트렌드를 흉내 낸 부실한 토큰화는 축복이 아니라 자본 시장의 대혼란을 야기하는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금융당국과 업계는 엄중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SNS 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