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김준 기자 | 정부가 반도체로 거둔 초과 세수 약 5조원을 AI 전략 인프라에 투입하는 방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는 이 예산으로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 모듈로 알려진 ‘베라루빈’급 슈퍼칩 약 1만 개를 연내 확보하고, 이를 한 팀에 집중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이른바 ‘소버린(주권) AI’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을 재정당국 및 청와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논의는 미국의 AI·모델 관련 수출 통제와 일부 글로벌 모델의 외국 접속 차단 사례를 계기로 AI 의존과 공급망 취약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일부 보도와 정부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공개한 고성능 모델과 관련해 외국 접속이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국내에서도 독자 모델 확보 필요성이 부각됐다고 한다.
과기정통부는 내부적으로 약 5조원을 필요 예산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기존 지원 방식은 LG AI연구원과 SK텔레콤 등 복수의 팀에 GPU 수백 대(팀당 700~800개 수준)를 분산 지원하는 형태였으나,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프런티어 경쟁을 따라잡기 위해 GPU 1만 대를 한 팀에 몰아주는 집중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내 추가경정예산(추경) 방식으로 초과 세수를 활용해 장비와 인재 유치 예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책적·산업적 함의는 복합적이다. 대규모 장비를 한 곳에 집중하면 개발 속도와 성능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으나, 국내 생태계의 다양성과 중소·중견 기업, 학계의 접근성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또 글로벌 공급망 상황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에 1만 대 수준의 최첨단 GPU 조달은 가격·공급 우선순위·수출통제 문제에 부딪힐 위험이 크며, 실제 조달 가능성과 시기, 비용 상승 리스크가 남아 있다.
재정 운용과 절차 측면의 논란도 예상된다. 정부가 초과 세수를 특정 프로젝트에 배정하려면 추경 편성과 국회의 예산 심사를 거쳐야 한다. 추경 편성 시점과 규모, 예산 배분의 투명성, 공정한 경쟁을 통한 수혜자 선정 방식 등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업 또는 연구팀에 대규모 국책 자원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 경쟁법·공정거래 원칙이나 공공성 기준과 어떻게 조화될지도 문제로 지적된다.
관건은 실행 가능성과 통제장치다. 향후 추경 제출 여부, 국회의 예산 심사 과정, GPU 조달 계약의 상대방과 수입 통관·수출통제 대응 계획, 그리고 집중 지원 시 기술·안전·윤리적 감시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정부는 기술 주권 확보를 이유로 속도전을 주장할 가능성이 크며, 반대론자들은 투명성·형평성·실효성 문제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논의는 단순한 장비 확보를 넘어 예산 운용 원칙, 국내 AI 생태계 구조, 국제 공급망과 규제 환경이 결합된 복합적 정책 문제로 귀결된다. 향후 정부의 공식 발표와 추경 추진 여부, 그리고 실제 조달 성패가 정책 방향과 산업 생태계에 미칠 파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