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ESG특집] 영구 저비용 주택을 겨냥한 대출의 등장—Octopus·Santander의 '제로 빌스' 모기지와 한국의 과제 출처: 데일리연합AI이미지생성](http://www.dailyan.com/data/photos/ainews/202607/art_774097_1.jpg)
데일리연합 (SNSJTV) 송동섭 기자 | 영국의 에너지기업 Octopus와 은행 Santander가 'first-of-its-kind'라고 소개한 모기지 상품을 공동 출시했다. 이 상품은 특정 신축 주택(Octopus가 제시하는 'Zero Bills' 주택)에 한해 대출 심사 시 단순 매매가격뿐 아니라 향후 주택 운영비용(특히 에너지요금 절감분)을 반영해 차입가능액을 산정한다. 보도에 따르면 효율화와 청정기술이 적용된 주택 거주자는 월별 지출이 크게 줄어들므로 일부 구매자는 수만 파운드 규모로 더 많은 금액을 빌릴 수 있게 된다.
핵심은 대출기관이 미래의 운영비용 절감분을 '가치'로 간주해 현재의 신용·상환능력 평가에 반영했다는 점이다. 상품은 신축에 한정되며, 적용 대상 주택이 에너지 효율 장비와 청정기술을 탑재했을 때만 해당된다. 업계에서는 이 접근이 대출 관행의 근본적 전환인지, 아니면 특정 공급망(신축·효율화 주택)에 한정된 틈새상품인지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대출심사 모델에 생활비(operational expenditure)를 포함시키는 움직임이 신용리스크 평가와 자산가치 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주택의 순운영비가 낮을수록 차주의 실제 가처분소득은 늘어나고, 이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러한 주택을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모기지담보증권 등) 또는 ESG 라벨을 단 금융상품의 공급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의 규제·정책 맥락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충돌점과 기회가 보인다. 현재 한국의 가계신용 규제(DSR·LTV 등)는 소득·부채·자산 중심의 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거지의 에너지비용 절감분을 자동으로 반영하지 않는다. 영국 모델을 수용하려면 금융당국과 감독기관은 대출심사·평가모형에 운영비용 절감 효과를 어떻게 검증·표준화할지, 향후 소득평가·상환능력 계산에 이를 반영할 법적·감독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산업적 파급은 건설·설비·자재업계에 직접적으로 닿는다. 효율화·저탄소 설비(단열·고성능 창호·열원전환·태양광·에너지관리시스템 등)와 관련된 부품·시공 역량은 영국형 모기지가 확산될수록 수요가 커질 수 있다. 이는 수출 기회로 연결될 여지도 크다.
다만 금융사가 '보증'하려면 장기간의 성능 검증과 표준화된 에너지절감 추정치가 필요하므로 한국 기업들은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서 성능 데이터·서비스(성능보증, 운영 데이터 제공)를 함께 제시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의 ESG 실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사례는 ESG가 마케팅 문구나 일회성 투자로 끝나지 않고, 실제 운영성과(energy-as-a-service 성과, 건물성능 데이터)가 자본비용과 시장접근성에 직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급망 관점에서 보면 부품·공정·하청의 에너지·탄소 성능이 은행의 리스크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업은 제품단의 수명주기 성능과 관련한 투명한 데이터 제공·검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자본시장에서는 저운영비 주택을 담보로 한 포트폴리오가 재평가될 수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이 기후·운영비 리스크가 낮은 자산에 프리미엄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은행·보험·연기금 등은 이러한 신호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특히 모기지·부동산 관련 신용평가 모형과 내부등급법의 수정, 그리고 ESG 연계 금융상품 개발 시 운영비 절감 효과의 검증 가능성을 고려한 리스크관리체계 보완이 필요하다.
Octopus·Santander의 시도는 한국에 곧바로 동일한 제도를 도입하라는 요구가 아니라, 에너지성능이 금융조건에 미치는 영향을 정책·산업·금융 차원에서 미리 점검하라는 신호다. 정책당국은 시범사업을 통해 성능 검증·표준화 방법을 마련하고, 기업들은 제품·서비스의 장기 성능데이터와 보증체계를 준비하며, 금융사는 관련 리스크·수익 모델을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ESG가 선언적 구호를 넘어 공급망 대응과 자본흐름을 바꾸는 실질적 도구가 될 수 있을지 가늠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