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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복지

충남교육청, 손글씨 풀이 AI로 분석…‘아이글 2.0’ 평가 혁신 추진

정답보다 사고 과정 본다…충남형 AI 서·논술 평가체계 고도화

 

데일리연합 (SNSJTV) 송은하 기자 | 충남교육청이 학생의 손글씨 풀이 과정과 학습 행동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서·논술형 평가 지원체계 ‘아이글(AiGLE)’을 고도화하고 있다.

 

아이글은 ‘손글씨 기반 인공지능 서·논술형 환류 체계’다. 정답 여부만 확인하는 기존 평가에서 벗어나 학생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오개념, 오류 유형, 취약 요소를 분석해 개인별 학습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충남교육청은 2022년 네오랩컨버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아이글 개발에 착수했다. 2023년부터 시범 운영과 기능 고도화를 진행했으며, 현재 수학 과정 평가에 최적화한 ‘아이글 2.0’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글은 충남형 미래교육 통합 플랫폼인 ‘마주온’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학생이 종이에 스마트펜으로 작성한 글과 수식, 풀이 내용을 디지털 정보로 전환한 뒤 AI 분석과 교사의 교육적 판단을 결합해 맞춤형 환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평가 과정은 결과 수집, AI 진단·분석, 교사의 최종 환류 등 3단계로 구성된다.

 

첫 단계에서는 학생이 스마트펜을 이용해 종이에 작성한 서·논술형 답안과 풀이 과정을 수집한다. 시스템은 손글씨뿐 아니라 학생 자료 게시와 컴퓨터 입력 방식도 지원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AI가 교사가 설정한 평가기준표인 루브릭을 바탕으로 답안을 1차 분석한다. 학생이 잘한 부분과 보완할 부분, 성장에 필요한 내용 등을 제시하고 오개념과 논리적 오류, 취약 요소를 진단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교사가 AI의 분석 결과와 실제 풀이 과정을 확인한 뒤 교육적 판단에 따라 최종 의견을 작성한다. AI가 채점과 평가를 전적으로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교사의 판단을 지원하는 보조도구로 활용되는 방식이다.

 

학생은 학습 결과 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성취 수준과 풀이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별 진단 결과를 수업과 보충지도에 활용할 수 있다.

 

아이글 2.0은 수학 수식과 서술형 풀이 과정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집합 표기를 비롯한 손글씨 수학 기호를 인식하고 원주율이나 단위 누락, 문제에 제시된 수치를 잘못 옮겨 적은 오류까지 진단한다.

 

기존 선다형 진단평가는 학생이 어떤 단계에서 문제를 잘못 이해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진단 시기가 학년 초에 집중돼 학생의 학습 변화를 상시 점검하고 곧바로 지도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았다.

 

아이글은 답안의 최종 결과뿐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적 단계와 사고 흐름을 분석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한다. 학생이 틀린 이유를 세분화하면 동일한 오답을 제출한 학생에게도 서로 다른 학습 처방을 제공할 수 있다.

 

필기 행동 분석도 아이글의 주요 기능이다. 시스템은 필기 순서와 멈춤 시간, 수정 이력, 필기 압력 등을 분석해 학생의 망설임이나 재검토, 풀이 방향 수정 등 학습 행동 패턴을 파악한다.

 

충남교육청이 공개한 초등학교 6학년 비율 단원 적용 사례에서는 한 학생이 155초 동안 문제를 풀면서 네 차례 장시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AI 분석 결과 학생은 앞서 작성한 내용을 다시 살피거나 풀이 방향을 바꾸는 행동을 보였고, 최종적으로 문제의 용량 수치를 잘못 옮겨 적은 것으로 진단됐다.

 

시스템은 단순히 오답을 통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을 세운 직후 문제에 나온 수치와 조건을 다시 대조하도록 학습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

 

충남교육청은 아이글이 교사의 서·논술형 평가 업무를 줄이고 학생별 맞춤 지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펜과 종이를 활용하기 때문에 키보드 입력 속도나 디지털 기기 숙련도 차이가 평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화면 중심의 평가와 달리 학생이 직접 손으로 답안을 작성하기 때문에 생성형 AI를 이용한 부정행위와 디지털 과의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아날로그 필기와 디지털 분석을 결합한 평가 방식인 셈이다.

 

교육당국도 AI 시대에 필요한 사고력과 창의력을 평가하기 위해 수능을 포함한 평가체계에 서·논술형 문항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수능 서·논술형 평가는 현재 국가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검토와 공론화가 진행되는 단계로, 구체적인 도입 시기나 평가 방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서·논술형 평가 확대를 위해서는 채점의 일관성과 공정성, 교사의 업무 부담, 사교육 확대 가능성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교육위원회 내부에서도 학교 현장의 평가 역량과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 개편을 서두르면 안 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이글 역시 실제 교육현장에 확대 적용하려면 AI 분석의 정확도와 평가 근거를 지속해서 검증해야 한다. 학생의 필기 압력과 멈춤 시간 등 세밀한 행동정보를 처리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자료 보관 기준, 분석 결과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이의 제기 절차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AI가 제시한 분석을 교사가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학생의 수업 참여와 학습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하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평가의 책임 주체는 교사이며 AI는 판단을 돕는 도구라는 원칙이 제도 신뢰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도 충남교육감은 “학생은 자신의 사고 과정을 스스로 성찰하며 성장하고 교사는 학습 진단을 바탕으로 개별 맞춤 지도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택형 정답이 아닌 사고 과정을 중시하는 과정 중심 평가를 확대하고 수학과 글쓰기 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의 아이글은 AI를 활용하면서도 학생이 직접 생각하고 손으로 쓰는 과정을 평가에 남긴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시범 운영 결과와 AI 진단의 정확성, 교사와 학생의 활용 만족도를 객관적인 지표로 공개하는 것이 학교 현장 확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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