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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동네의원서 치료부터 건강관리·돌봄까지…‘한국형 주치의’ 시범사업 29일 시작

50세 이상 주민 대상 예방·만성질환 관리 강화
추가 본인부담 없이 건강검진·운동·식이·복약 상담

 

데일리연합 (SNSJTV) 박용준 기자 | 질병이 생긴 뒤 진료받던 동네의원의 역할이 예방과 건강관리, 지역사회 돌봄까지 확대된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정부가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한국형 주치의’ 모델 구축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29일부터 약 3년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기존 치료 중심 일차의료를 예방·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환자가 질환이 발생할 때마다 의료기관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거주지 인근 의원이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필요한 의료·돌봄 서비스를 연결하는 체계를 시험한다.

 

사업 대상은 통합적인 건강관리 필요성이 높은 50세 이상 지역 주민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동네의원에 환자로 등록하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등록 환자의 경제적 부담은 추가되지 않는다. 시범사업에 참여하더라도 진료 시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본인부담금만 내면 된다.

 

제공되는 서비스 범위는 일반적인 외래 진료보다 넓다.

 

참여 의원은 환자를 등록한 뒤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개인별 관리계획을 수립한다. 이를 토대로 건강검진 결과 관리와 운동·식이·복약 상담 등을 제공한다.

 

건강 상태에 따라 대면 또는 비대면 관리도 받을 수 있다. 의원 단계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질환은 전문단과의원이나 병원으로 연계한다.

 

거동이 어렵거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방문진료와 방문간호를 제공할 수 있다. 의료 영역을 넘어 지역사회의 돌봄 자원과 연결하는 서비스도 포함된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다학제 팀’ 방식이 도입된다.

 

다학제 팀은 의사를 중심으로 간호사와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해 환자를 관리하는 체계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은 약 처방만으로 관리하기 어렵고 식생활과 운동, 복약 관리, 신체기능,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7월 9일부터 8월 5일까지 참여 의료기관을 공모했다. 총 674개 기관이 신청했으며 사업 수행 역량과 다학제 팀 운영계획 등을 평가해 최종 120개 의원을 선정했다.

 

경쟁률은 약 5.6대 1이다.

 

운영 방식은 두 가지다. 의원 자체적으로 다학제 팀을 구성하는 ‘단독모형’에는 20개 의원이 참여한다. 별도의 거점지원기관과 협력해 팀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력모형’에는 100개 의원이 참여한다.

 

진료비 지불 방식에도 변화가 시도된다.

 

이번 사업에서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인구학적 특성을 반영해 일정 기간의 건강관리를 포괄적으로 보상하는 연간관리료 개념의 ‘통합수가’ 체계를 시범 적용한다.

 

교육과 상담 등에는 통합수가제가 적용된다. 진료·검사·처치 분야에서도 기존 행위별수가 대신 통합수가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의료기관이 개별 진료나 검사 횟수에 따라 보상받는 구조에서 환자의 지속적인 건강관리 과정과 성과까지 보상하는 방식으로 지불제도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다.

 

다학제 팀 구성과 운영에 필요한 지원보상도 마련한다. 환자 관리와 실제 서비스 제공 결과에 따라 성과보상도 지급한다.

 

이번 시범사업은 한국 일차의료의 기능을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성격이 강하다.

 

특히 고령층과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서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온 환자를 누가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인지가 의료·돌봄 정책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동네의원이 건강관리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면 질환의 조기 발견과 만성질환 관리뿐 아니라 상급병원 이용이 필요한 환자를 적절하게 선별하는 기능도 강화할 수 있다.

 

반면 실제 제도화까지는 다학제 전문인력 확보와 의료기관의 업무 부담, 수가의 적정성, 의원과 병원 간 환자 의뢰·회송 체계, 지역별 의료자원 격차 등을 검증해야 한다.

 

약 3년에 걸친 시범사업의 성과 평가가 중요한 이유다.

 

고형우 보건복지부 지역필수의료정책관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국민과 의료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한국형 주치의 모델을 구축하고 향후 제도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업의 핵심은 동네의원을 ‘아플 때 찾아가는 곳’에서 ‘평소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바꾸는 데 있다.

 

120개 의원에서 시작하는 모델이 환자의 건강 개선과 의료비 절감, 상급병원 쏠림 완화 등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가 향후 한국형 주치의 제도의 전국 확대 여부를 결정할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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