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회사 공지에 올라온 재무컨설팅 제휴 관련 글을 보고 신청해 상담도 받고 투자도 했는데, 폰지사기라니 당황스러웠죠. 어렵게 모은 목돈인데...”
1000억 원대 폰지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갤러리K(대표이사 김정필)의 사기 사태가 심상치 않다.
최근에는 회사의 소개로 재무설계 업체의 상담을 받고 갤러리K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이들 중 삼성그룹 계열사,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소속 직원들이 다수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약 7년 전, 삼성전기 직원 30대 A씨는 사내 공지에 올라온 재무상담 관련 게시글을 보고 재무컨설팅을 신청했다. 회사가 제휴를 맺고 소개한 재무설계사를 믿고 상담을 받은 A씨는 22년경 해당 재무설계사의 추천으로 갤러리K의 아트테크(미술품 제테크) 상품에 275만 원의 목돈을 투자했다.
이후 추가로 목돈이 생겨 2000만원 상당의 미술품에 다시 투자했다. 하지만 얼마 후 갤러리K의 폰지사기 의혹이 불거졌고 A씨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회사에서 처음 소개를 받고 투자를 했기에 회사에서 일부 나서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사내 게시판에는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고 사측에서도 답변을 달긴 했지만, 이후에도 공식적인 대응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단념하고 말았다.
#지방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한 사업장에 근무중인 50대 가장 B씨. B씨 또한 회사의 알선으로 알게 된 재무설계사를 통해 노후설계 관련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갤러리K의 아트테크 상품에 투자했다. B씨가 투자한 총 금액은 무려 8000만 원. 열심히 일하며 모아온 목돈을 지금은 찾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회사가 직접 투자를 권하지 않았기에 회사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매우 답답하다.
#SK하이닉스에 다니는 20대 C씨의 사연도 비슷하다. 회사의 소개로 믿고 재무상담을 받았는데 결국 열심히 모은 수천만 원의 목돈을 날려버리게 생겼다. A씨는 투자를 한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제휴를 맺고 소개한 회사가 어느 정도 나서줄 것을 기대했는데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아 답답한 심정이다. 현재까지 회사의 소개로 재무상담을 받아 갤러리K에 투자한 SK하이닉스의 직원은 2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유수 대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직원들에게 갤러리K의 투자 상품을 소개한 재무설계 업체는 한국재무설계, IFA의 일부 사업단 등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재무설계의 대표 A씨는 갤러리K로 인한 투자 피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소속 재무설계사들과 고객들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재 피해를 본 대기업 직원들은 담당 재무설계사와 갤러리K를 고소하거나, 재무설계사에게 위임해 같이 갤러리K를 고소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피해 구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피해 직원들은 하나 같이 회사의 대처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회사가 직접 투자를 알선하진 않았지만, 회사의 소개로 상담을 받고 투자까지 진행한 이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본지 취재 결과, 갤러리K로부터 피해 직원이 발생한 대기업들은 대다수 “법적인 책임이 없고, 직원 개인이 투자한 사항으로 마땅히 해줄 수 있는 대응 방안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회사가 소송의 당사자도 아닐 뿐더러, 더군다나 자회사인 SK하이스텍에서 진행된 사항이기에 따로 얘기할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도 “제휴가 오래된 일이라 담당 부서에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확인 후에 연락주겠다”고만 답했다.
한 ESG 경영 전문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정말 중요한 시대다. 회사가 제휴를 맺고 복지차원에서 소개를 했는데 이후 과정에서 직원이 피해를 입었다면, 법적인 책임은 아니더라도 회사 측에서 나서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또한, 직원들의 복지 차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더군다나 대기업이기에 직원들의 인식이 곧 회사에 대한 평판이 될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이어 “직접적으로 컨설팅을 한 재무설계 업체들에 대해서는 대기업들의 강경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며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컨설팅이기에 직원 피해에 대한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고 사후 조치를 취해야 또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갤러리K의 폰지사기 사건은 현재 서울경찰청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에는 미술품 투자자, 제휴 작가, 아트딜러, 재무설계 업체, 갤러리K와 제휴를 맺은 기업 등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엮여 있어,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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