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5.10.24 (금)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인천 16.9℃
  • 수원 17.3℃
  • 청주 18.2℃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전주 23.2℃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흐림여수 21.2℃
  • 맑음제주 26.3℃
  • 흐림천안 17.6℃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문화/예술

[박기성 목사]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 세상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며칠 전에 차 사고가 있었습니다. 운행 중에 난 사고는 아니고 골목에 세워 놓은 내 차를 폐지 줍는 어르신이 무거운 리어카를 제어하지 못해 내 차를 긁은 것입니다. 뒷좌석 문짝과 휀다 그리고 범퍼에 도색과 판금을 해야 했습니다. 많이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폐지를 줍는 어르신에게 수리비를 청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무사고 운전경력 29년 만에 자기차량손해로 보험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 때문에 말입니다. 밤새 속상해 하다가 새벽에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많은 차들 중에 내 차를 긁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할아버지가 다치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런데 그 어르신이 교회로 나를 찾아오셨습니다. 왜 찾아오지 않느냐면서요. 그리고는 불쑥 100만원을 내미셨습니다. 그 돈만이라도 받으라면서요. 나는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면서 그 돈을 사양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극구 “그래도 받으셔야 합니다.”라며 돈을 내미셨습니다. 결국 나는 그 어르신의 자존심을 고려하여 20만원만 받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이윽고 어르신은 지나온 자신의 삶을 내게 풀어내셨습니다. 아들과 딸을 둔 그 어르신은 자식들 때문에 꽤 고생을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사시면서 돈도 꽤 벌고 집도 두 채나 있었지만, 모두 자식들의 거짓과 사기로 그것들을 잃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딸은 어르신의 남은 재산마저 빼앗기 위해 어르신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까지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 모든 과정에서 그분은 네 번이나 재판을 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재판에서 승소하기는 했지만 그분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는가 봅니다. “어떻게 그렇게 혼자서 재판에서 승소할 수 있었나요?”

 

어르신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데 내가 잘못한 것이 없으니 당연히 이겨야지!”

 

어르신의 그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데...!”

 

‘경위(涇渭)’의 비표준어인 ‘경우’란 ‘어떤 일의 이치나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일컫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경우/경위가 밝다”라는 말로 표현하곤 합니다. 이 세상 사람 모두가 ‘경우 있게’만 산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에게 경우가 있고, 사업주와 직원에게 경우가 있고, 법을 집행하는 사람에게 경우가 있는 세상. 어쩌면 그런 세상이 예수님이 이루고자 하셨던 ‘하나님의 나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세상에서는 힘이 없다고 억압받지 않고, 가난하다고 차별당하지 않으며, 못 배웠다고 무시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르신은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힘겨웠던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으시다가 일어서셨습니다. 어르신에게 “제가 기도해 드려도 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오히려 고맙다며 도로 자리에 앉으신 어르신은 두 손을 모으셨습니다. 

 

기도가 끝난 후 연신 “고맙고 죄송하다”며 어르신은 일어나 가셨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에 계속 그분이 하신 말씀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SNS 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


배너

포토뉴스

더보기

음성군, 가을 수확철 농촌 인력 지원에 '총력'...적기 농작물 수확 도모

데일리연합 (SNSJTV) 김민제 기자 | 음성군은 최근 잦은 강우로 인해 본격적인 가을 수확이 지연되고,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인력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은 적기 수확을 통한 농가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농촌 인력 알선 창구 운영 △일손이음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도시농부 투입 △농작업 대행 서비스 △고령, 영세농 농작업 대행비용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과수 수확과 인삼 파종 등 농작업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일손이 부족한 농가 지원을 위해 군, 교육청, 농협중앙회 등 지역 내 기관·사회단체가 농촌일손돕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특히 24일에는 조병옥 군수를 비롯해 군청, 음성읍, 농협중앙회 음성군지부 직원과 음성읍 기관사회단체 회원 등 60여 명이 음성읍 고추재배 농가를 방문해 고춧대 뽑기 등 농작물 수확에 구슬땀을 흘렸으며, 영농 부산물 파쇄기 시연도 병행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했다. 또 농촌활력과, 농업기술센터, 읍·면, 농협 등에 농촌일손돕기 인력 알선 창구를 설치·운영해 일손이음 지원사업 및 유관기관 농촌봉사자 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