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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박기성 목사]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 세상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며칠 전에 차 사고가 있었습니다. 운행 중에 난 사고는 아니고 골목에 세워 놓은 내 차를 폐지 줍는 어르신이 무거운 리어카를 제어하지 못해 내 차를 긁은 것입니다. 뒷좌석 문짝과 휀다 그리고 범퍼에 도색과 판금을 해야 했습니다. 많이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폐지를 줍는 어르신에게 수리비를 청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무사고 운전경력 29년 만에 자기차량손해로 보험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것도 다른 사람 때문에 말입니다. 밤새 속상해 하다가 새벽에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많은 차들 중에 내 차를 긁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할아버지가 다치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런데 그 어르신이 교회로 나를 찾아오셨습니다. 왜 찾아오지 않느냐면서요. 그리고는 불쑥 100만원을 내미셨습니다. 그 돈만이라도 받으라면서요. 나는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리면서 그 돈을 사양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극구 “그래도 받으셔야 합니다.”라며 돈을 내미셨습니다. 결국 나는 그 어르신의 자존심을 고려하여 20만원만 받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이윽고 어르신은 지나온 자신의 삶을 내게 풀어내셨습니다. 아들과 딸을 둔 그 어르신은 자식들 때문에 꽤 고생을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사시면서 돈도 꽤 벌고 집도 두 채나 있었지만, 모두 자식들의 거짓과 사기로 그것들을 잃어야 했습니다.

 

심지어 딸은 어르신의 남은 재산마저 빼앗기 위해 어르신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까지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 모든 과정에서 그분은 네 번이나 재판을 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재판에서 승소하기는 했지만 그분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는가 봅니다. “어떻게 그렇게 혼자서 재판에서 승소할 수 있었나요?”

 

어르신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데 내가 잘못한 것이 없으니 당연히 이겨야지!”

 

어르신의 그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데...!”

 

‘경위(涇渭)’의 비표준어인 ‘경우’란 ‘어떤 일의 이치나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일컫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경우/경위가 밝다”라는 말로 표현하곤 합니다. 이 세상 사람 모두가 ‘경우 있게’만 산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에게 경우가 있고, 사업주와 직원에게 경우가 있고, 법을 집행하는 사람에게 경우가 있는 세상. 어쩌면 그런 세상이 예수님이 이루고자 하셨던 ‘하나님의 나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세상에서는 힘이 없다고 억압받지 않고, 가난하다고 차별당하지 않으며, 못 배웠다고 무시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르신은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힘겨웠던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풀어놓으시다가 일어서셨습니다. 어르신에게 “제가 기도해 드려도 될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오히려 고맙다며 도로 자리에 앉으신 어르신은 두 손을 모으셨습니다. 

 

기도가 끝난 후 연신 “고맙고 죄송하다”며 어르신은 일어나 가셨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에 계속 그분이 하신 말씀이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경우가 법이고 법이 경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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