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윤태준 기자 |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항공업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조류 충돌) ▲엔진 고장 ▲이착륙장 길이 등 다양한 원인이 지목됐지만, 정확한 원인은 정밀한 조사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고 당시 촬영된 모습에서 볼 수 있듯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항공기 착륙 시 무게를 지탱해주지 못한 점은 사고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랜딩기어가 제 역할을 못해 속도를 줄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항공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항공기의 엔진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번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친 항공기의 기체와 엔진을 주로 분석했다.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일반인들이 항공편명을 통해 자신이 탑승하는 항공기의 상태를 어떻게 알고 구분할 있을지 살펴본다.
'항공편명'과 '항공기등록번호'의 차이
사고가 발생한 방콕-무안행 제주항공의 비행편명은 '7C2216'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할 점은 '항공편명'과 '항공기 등록번호'의 차이다. 흔히 항공권 티켓에 적혀있는 '알파벳+숫자'는 항공편명이다.
항공편명은 탑승객에게 단순한 노선, 스케쥴 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항공사 자체적으로 부여하는 코드이다. 그래서, 궁금한 항공기 기체, 엔진 등 구체적인 정보를 알기는 어렵다. 이를 알기 위해서는 '항공기 등록번호'를 알아야 한다.
항공편명으로 항공기 등록번호 찾기
항공기 등록번호를 아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flightradar24.com'하는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항공편명을 검색하면, 항공기 등록번호를 바로 알 수 있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편명 '7C2216'를 입력하니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타났다. 'AIRCRAFT(비행기)'란을 보면 B738(HL8088)이라고 적혀 있다. B738은 항공기 기종, HL8088은 항공기 등록번호이다. 이 두개를 갖고 항공기의 이력을 가늠할 수 있다.

전세계 항공기 제조... '보잉, 에어버스'가 전부
우선, B738부터 보자. 전 세계에서 항공기를 제조하는 업체는 단 두 곳이다. 미국의 보잉(Boeing)과 프랑스의 에어버스(Airbus)이다. 전 세계 점유율 에어버스 60%, 보잉 40%이다. 즉, 하늘에 떠다니는 모든 항공기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제조한다.
B738를 다시 봐보자. 'B'가 바로 Boeing(보잉)사의 항공기를 의미한다. 그럼, 738은? 사실 정확히는 'B737-800'을 의미한다. 보잉의 모든 항공기는 7X7로 표시한다. 예를 들면, 737, 747, 787 이런식이다. 가운데 숫자가 커질 수록 최신 기종이란 뜻이다(717, 767 제외).

항공기 등록번호, 뒤 숫자가 엔진 나타내
그럼, 이제 HL8088를 봐보자. 맨 앞 알파벳은 국가코드이다. 제주항공은 국내 사업자이기에 대한민국 국가코드인 HL을 받았다. 미국은 N, 일본은 JA이다.
8088 네 자리 숫자 중 처음 두 자리만 집중하면 된다. 처음 숫자는 엔진 종류를 의미한다. 이번 제주항공 항공기 등록번호 첫 번째 숫자 8은 '제트엔진'에 속한다.
제주항공뿐 아니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 진에어 등 대부분 항공사의 여객기가 제트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연료 효율, 고속 비행, 소음 감소 등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HL8088에서 두 번째 숫자는 엔진의 개수를 의미한다. 0이니까 엔진 2개가 달린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에 엔진이 두 개 달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항공기는 엔진 2개 아니면 4개를 달고 있다. 즉, 대부분 항공기 등록번호의 두 번째 숫자는 대부분 0,2,5,7,8(엔진2개) 또는 4,6(엔진4개)라는 뜻이다.
엔진 2개를 탑재한 항공기는 주로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최적화돼 있다. 12시간 이상 걸리는 유럽, 미주 지역 갈 때도 사용된다. 반면, 엔진4개는 대통령 전세기 또는 군용 수송기 같은 곳에 주로 탑재된다.
사고 난 B738, 타도 돼?
앞서 B738은 Boeing(보잉) 737-800의 줄임말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737 시리즈는 보잉사의 최대 스테디 셀러이며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선호하는 기종이다.
B737-800의 뒤 숫자인 '800'도 모델별로 다르다. 보잉의 항공기는 초기 B737-100, B737-200이었다. 그러다가, B737-300, B737-400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최신버전인 B737-800이 출시된 것이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전 세계 점유율 2위인 보잉사의 스테디 셀러 중 가장 최신식 모델을 구매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제주항공은 B737-800 모델을 42대 보유 중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B737-MAX 8'을 2018년 주문 40대를 넣었다는 것이다.
B737-MAX 8은 2018년 인도네시아, 2019년 에티오피아에서 연속적으로 사고가 난 기종이라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2023년 11월 B737-MAX 8을 처음으로 인계받았다.

한편, 사고가 난 보잉 737-800은 1994년 첫 출시돼 1997년부터 상업 운항에 들어갔다. 그동안 인명 피해로 이어진 사고는 단 1건(2010년 에티오피아 90명 사망)뿐이다. 이를 봤을 때, 이번 사고를 B737-800 기체 자체의 문제만으로 치부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더 폭넓게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