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6.04.27 (월)

  • 흐림강릉 14.0℃
  • 서울 14.5℃
  • 인천 12.0℃
  • 수원 13.0℃
  • 흐림청주 19.6℃
  • 흐림대전 19.6℃
  • 흐림대구 22.1℃
  • 흐림전주 17.6℃
  • 흐림울산 15.7℃
  • 구름많음창원 18.5℃
  • 맑음광주 18.9℃
  • 구름많음부산 17.2℃
  • 구름많음여수 17.1℃
  • 구름많음제주 17.3℃
  • 흐림양평 13.6℃
  • 구름많음천안 17.1℃
  • 흐림경주시 16.6℃
기상청 제공

탄소 비용 1.6만 원 돌파, 정부 ‘보이지 않는 손’ 꺼냈다… 4차 배출권 정국 정밀 진단

 

데일리연합 (SNSJTV) 김용두 기자 |  국내 탄소배출권(KAU) 시장에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공식화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9일부터 배출권 가격의 상·하한 기준선을 설정하고, 예비물량을 투입하거나 경매를 축소하는 내용의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한다.

 

이는 올해 초 톤당 1만 원 초반대였던 배출권 가격이 불과 4개월 만에 60% 이상 폭등하며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긴급 처방이다.

 

최근 배출권 가격이 급등한 근본적인 원인은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2026~2030년)'에 따른 공급 절벽 우려에 있다. 4차 계획 기간의 기업별 무상 할당량은 지난 3차 대비 약 18% 감소했다. 탄소 배출 허용치 자체가 줄어들자 시장에서는 향후 배출권 부족 사태를 예견한 '매수 우위' 현상이 두드러졌고, 이는 가격을 단기간에 1만 6800원까지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정부의 이번 개입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과거의 시장안정화조치(MSR)가 정부의 정성적 판단에 의존했다면, 이번 개정안은 특정 가격 지표에 도달하면 예비물량이 자동으로 투입되는 '룰 기반(Rule-based)' 시스템을 지향한다.

 

현재 정부가 확보한 예비물량 1억 527만 톤은 연간 할당량의 22%에 달하는 규모로, 가격 급등 시 시장의 과열을 잠재울 수 있는 강력한 실탄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정부의 시장 개입 공식화는 기업들에 두 가지 상반된 신호를 보낸다.

첫째는 '가격 상한선' 제시에 따른 비용 부담의 가시화다. 오는 8월 확정될 기준 가격은 기업들이 탄소 감축 설비에 직접 투자할지, 아니면 배출권을 구매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계적 기준이 된다.

 

만약 배출권 구매 비용이 설비 투자비보다 높게 형성될 경우, 기업들은 본격적인 저탄소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둘째는 '하방 경직성' 확보다. 정부는 가격 하락 시 경매 물량을 줄여 가격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배출권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져 기업들의 감축 유인이 사라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을 막겠다는 의지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자본시장법상 시장 조성 기능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며, 배출권이 단순한 규제 수단을 넘어 금융 자산으로서의 안정성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0조)

 

정부의 시장 개입은 탄소 중립이라는 명분과 기업 경쟁력 보호라는 실리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배출권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급격한 변동성은 산업계의 기초 체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제시할 '적정 가격 가이드라인'이 시장의 수용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안착의 관건이다.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오는 8월 발표될 '기준 가격의 수위'다. 이 가격이 글로벌 탄소세 및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어느 정도 동조화될지에 따라 국내 수출 기업들의 손익 계산서가 다시 쓰여질 것이다.

 

또한, 정부의 개입이 자칫 시장의 자율적인 수급 조절 기능을 왜곡하지 않는지, 예비물량 방출 시점이 정치적 고려가 아닌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해 이뤄지는지를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 탄소 경제 시대, 이제 배출권 가격은 금리나 환율만큼이나 중요한 경영 지표가 됐다.


배너
배너



배너

SNS 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