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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송영길 전 대표 무죄 , 정치수사, 권력수사 경계선에선 사법부

외로운 법정 투쟁 끝에 내려진 판단…권력 수사에 대한 책임과 통제 요구 커져
별건·반복 압수수색 논란 재점화…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 시급

 

데일리연합 (SNSJTV) 김용두 기자 |  법원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정치권과 법조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형사책임 여부를 가르는 차원을 넘어, 수사의 범위와 방식, 그리고 국가권력 행사에 대한 통제 문제를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무죄 선고는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인 무죄추정과 증명책임의 원칙이 다시 확인된 결과다. 형사소송법 제325조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12조와 제27조는 적법절차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한다. 법원이 제시한 판단의 취지는 결국 혐의를 뒷받침할 충분하고 합리적인 증명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었다. 사법부가 정치적 파장과 무관하게 법과 증거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법치주의의 작동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송 전 대표가 겪어야 했던 시간의 무게도 가볍지 않다. 장기간의 수사와 재판, 반복되는 의혹 제기와 압수수색,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 과정은 개인과 가족, 정치적 동지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고 해서 그간의 사회적 낙인과 정치적 손실이 즉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절차가 개인의 삶과 정치적 명예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대목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 수사의 범위와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특수수사 부서의 수사 관행이 과도하게 확장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정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별건수사로 확대되거나, 주변 인물들까지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방식이 과연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지 않았는지에 대한 점검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은 수사의 적정성과 비례성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헌법 제11조의 평등권과 제12조의 적법절차 원칙 역시 국가권력 행사에 엄격한 기준을 부과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수사기관은 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 성역 없이 수사할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그 권한은 어디까지나 법률과 증거에 근거해야 하며, 정치적 판단이나 여론의 흐름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수사가 사실 규명보다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비쳐진다면, 이는 사법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권한이 큰 기관일수록 더 강한 통제와 투명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검찰권 통제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입법 논의의 대상이 돼 왔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압수수색 영장 집행의 요건 강화, 별건수사 제한 명문화, 장기 수사에 대한 사법적 통제 장치 강화 등은 국회에서 꾸준히 제기된 과제들이다.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는 기본권 제한의 비례성 원칙에 부합하도록, 수사 과정에서 개인의 권리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무죄 판결은 한 사건의 종결이지만, 동시에 질문을 남긴다. 권력기관의 수사 권한은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남용에 대해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수사 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사후 통제, 내부 징계 및 외부 감시기구의 실질적 권한 강화 등도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무고한 시민이 장기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희생양이 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한 경고 차원을 넘어 실질적이고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법과 제도는 권력자뿐 아니라 평범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수사기관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날 경우 분명한 책임을 지는 구조가 확립될 때, 비로소 민주주의의 균형은 유지될 수 있다.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무죄 선고는 개인적 차원에서는 오랜 시간의 법정 투쟁 끝에 얻은 결과다. 그러나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사권과 사법권의 경계, 그리고 권력 통제의 필요성을 다시 묻는 계기로 남는다. 법치주의는 선언이 아니라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지금 이 시점에서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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