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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기획이슈) 부패 잡던 '시진핑의 칼' 꺾이나… 왕치산 최측근 연쇄 낙마와 中 권력투쟁

1000억대 뇌물과 사형 유예… 왕치산 사단 몰락으로 본 中 구조적 부패의 민낯

 

데일리연합 (SNSJTV) 정상규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전반기, '반부패 사령탑'으로서 고위 관료들을 성역 없이 숙청하며 '시진핑의 칼'로 불렸던 왕치산 전 국가부주석의 핵심 인맥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최근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와 국가감찰위원회는 금융규제기구인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의 저우량 부국장을 "중대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 중국 지도부의 지속적인 반부패 기조를 보여주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세력을 겨냥한 치밀한 권력투쟁의 역학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기율위의 행보와 공식 발표를 바탕으로 왕치산 사단 연쇄 몰락의 구조적 배경을 추적했다.

 

■ '그림자 보좌' 26년, 저우량의 혐의와 몰락

 

올해 들어 16번째로 낙마한 중관 간부(당중앙이 직접 관리하는 고위관리)인 저우량 부국장은 1990년대 왕 전 부주석이 광둥성 부성장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26년간 비서 역할을 수행해 온 최측근 중의 최측근이다.

 

그는 왕 전 부주석이 국무원, 하이난성 당서기, 베이징 시장 등 요직을 거칠 때마다 곁을 지켰다. 특히 시 주석 체제가 출범한 2012년 말, 왕 전 부주석이 기율위 서기로 취임하자 저우량 역시 차관급인 기율위 부서기와 조직부장에 오르며 사정당국의 핵심 권력을 거머쥐었다.

 

이후 은행보험감독위 부주석을 거쳐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부국장에 올랐으나, 결국 자신이 몸담았던 기율위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중대한 기율 및 법률 위반"이라는 철퇴를 맞게 되었다.

 

■ 비서를 타깃으로 한 '증거 수집'… 종착지는 왕치산?

 

저우량의 낙마는 단순한 개인의 비위 사건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그는 톈후이위(전 초상은행장), 판이페이(전 중국인민은행 부총재), 둥훙(기율위 순시조 부조장) 등에 이어 왕 전 부주석의 최측근 중 다섯 번째로 숙청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앞서 낙마한 이들은 모두 수백억에서 천억 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사형 집행유예 등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주목할 점은 중국 기율위와 국가감찰위원회의 반부패 조사 방식이다. 현지 및 외신 분석에 따르면, 사정 당국은 '특정 인물의 비서를 타깃으로 증거를 확보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톈후이위, 둥훙, 그리고 이번 저우량에 대한 연쇄적인 조사가 결국 최종 타깃인 왕 전 부주석을 겨냥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반부패 운동을 진두지휘하며 당내 고위층의 치부를 깊숙이 파악하고 있는 왕치산 세력을 뿌리 뽑고, 나아가 권력 내부의 잠재적 견제 세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 구조적 부패와 숙청의 딜레마

 

왕치산 사단 '5인'의 연쇄 숙청… 천문학적 뇌물과 중형

 

저우량 부국장의 몰락은 단일 사건이 아니다. 그는 왕 전 부주석의 최측근 중 다섯 번째로 숙청된 인물이다. 앞서 처벌받은 4인의 행보와 판결 내용은 사태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 톈후이위 (전 초상은행장): 왕 전 부주석의 중국건설은행 총재 시절 비서. 대출 및 대형 프로젝트 승인 특혜로 5억 위안(약 1,080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2024년 2월 사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 판이페이 (전 중국인민은행 부총재): 건설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3억 8,600만 위안(약 839억 원)의 뇌물 수수 혐의로 2024년 10월 사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 둥훙 (중앙기율위 중앙순시조 부조장): 20년간 왕 전 부주석을 보좌한 '수석관리인'. 4억 6,300만 위안(약 1,006억 원)을 받은 혐의로 2022년 1월 사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 런즈창 (전 화위안 그룹 회장): 10대 시절부터 친분을 쌓은 절친한 혁명 원로의 아들. 2020년 뇌물수수 및 횡령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연쇄 낙마 사태는 두 가지 뼈아픈 현실을 동시에 보여준다.

 

첫째는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던 핵심 인사들조차 천문학적인 뇌물 수렁에 빠졌다는 점에서, 중국 관료 사회의 '구조적 부패'가 통제 불능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둘째는 어제의 '시진핑의 칼'이 오늘의 '숙청 대상'으로 전락하는 냉혹한 권력투쟁의 단면이다.

왕치산 핵심 인맥의 사실상 해체는 시진핑 주석 3연임 이후 절대 권력 체제가 공고화되는 과정에서, 한때 권력의 한 축을 담당했던 세력마저 언제든 도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국 정치의 명확한 시그널로 읽힌다.

 

왕치산 전 부주석 측근들의 연쇄적인 사법 처리는 표면적으로 중국 지도부의 무관용 반부패 기조를 재확인하는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처벌 대상이 특정 세력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들이 시 주석 체제 확립에 기여했던 과거의 핵심 인사들이라는 사실은 현재 중국 최고위층 내부의 긴장과 정치적 역학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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