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박용준 기자 | 금융과 정밀기계, 바이오의 본고장 스위스가 유럽을 넘어 전 세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의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MSCI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의 최신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네슬레(Nestlé)와 제약 공룡 로슈(Roche)가 각각 공급망 혁신과 사회적 가치 창출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며 'ESG 경영의 교본'으로 등극했다.
본지 취재팀은 현재 스위스 모범 기업들의 실천 사례와 그들이 전 세계 자본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를 심층 분석했다.
네슬레는 현재, 전 세계 식품 기업 중 가장 정교한 탄소 감축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
재생 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의 확산: 네슬레는 2025년까지 원재료의 20%를 재생 농업 방식으로 조달한다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다. 이는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을 넘어 토양의 건강을 회복시키고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플러스(+) 환경 경영'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
Scope 3의 투명한 관리: 전체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공급망(Scope 3) 관리를 위해 20만 명 이상의 농부들에게 기술 지원과 금융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네슬레는 탄소 배출 정점(Peak Carbon)을 이미 지났음을 선언하며 2050년 넷제로를 향한 가장 확실한 경로를 확보했다. (SBTi 인증 및 EU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CSRD 준수)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인류의 건강 증진이라는 본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
저소득 국가 의료 지원: 로슈는 전 세계 90여 개 저소득 국가에 필수 의약품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급하거나 무상 지원하는 '글로벌 액세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지속 가능한 보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임상 데이터의 투명성: 로슈는 업계 최초로 모든 임상 시험 데이터를 연구자들에게 공개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는 연구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환자의 알권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업 윤리를 국제 표준으로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 및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3번 달성)
스위스 기업들이 거버넌스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이유는 강력한 '이사회 독립성'과 '주주 소통'에 있다.
-
성과급과 ESG의 연동: 네슬레와 로슈는 경영진의 단기 보너스뿐만 아니라 장기 인센티브 산정 시 탄소 감축 목표 달성률과 다양성 지표를 직접 반영한다. 2025년 9월 12일 기준, 이들의 이사회 내 여성 비중은 40%를 상회하며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실질적인 감독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
스위스 지속가능성 보고 의무(ASRS): 스위스 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보고 의무에 따라, 기업들은 기후 리스크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화폐 가치로 환산하여 공시한다. 이는 투자자들이 '그린워싱' 리스크 없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스위스 채무법 제964조 및 자본시장법 제159조)
현재 우리가 목격한 스위스 기업들의 성취는 단순히 평가 등급을 잘 받기 위한 노력이 아니다. 기후 위기와 불평등이 심화되는 세상에서 ESG를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미래의 고객과 자본'으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라는 냉철한 판단의 산물이다. 네슬레의 재생 농업은 원재료 공급의 안정성을 보장하며, 로슈의 의료 지원은 미래 시장의 신뢰를 담보한다. 대한민국 기업들 역시 ESG를 '규제 대응용 숙제'가 아닌 '백년 기업으로 가는 필수 엔진'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스위스 모범 기업들의 사례는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데이터에 기반한 투명함, 공급망 끝단까지 책임지는 집요함, 그리고 본업과 사회적 가치를 일치시키는 진정성이다. 스위스는 다시 한번 증명했다.
가장 윤리적인 경영이 가장 수익성 있는 경영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 기업들도 스위스식 ESG의 정수를 흡수하여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