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5.12.12 (금)

  • 구름많음동두천 -5.0℃
  • 흐림강릉 0.7℃
  • 구름많음서울 -3.5℃
  • 구름많음인천 -3.5℃
  • 구름많음수원 -3.8℃
  • 맑음청주 -2.6℃
  • 맑음대전 -3.3℃
  • 맑음대구 -0.7℃
  • 구름조금전주 -3.4℃
  • 울산 3.4℃
  • 맑음광주 -1.1℃
  • 구름조금부산 5.8℃
  • 맑음여수 4.7℃
  • 맑음제주 5.2℃
  • 맑음천안 -4.8℃
  • 흐림경주시 4.1℃
  • 구름조금거제 5.2℃
기상청 제공

이슈/분석

新냉전 시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파고와 한국의 생존 전략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 속 '탈동조화' 흐름 가속...

▲ 사진=데일리연합 AI생성.

▲ 사진=데일리연합 AI생성.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이기삼 기자 | 최근 글로벌 경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심화로 인해 전례 없는 공급망 재편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했던 단일 공급망 전략은 이제 국가 안보와 경제 주권이라는 가치 앞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중심 또는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이른바 '리쇼어링', '프렌드쇼어링', '디커플링(탈동조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주요국들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등 전략적 중요성이 큰 산업 분야에서 자국 공급망 강화를 위한 법안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선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이자 새로운 질서 구축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질서, 전략 산업의 블록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과학법(CHIPS Act)'을 통해 자국 내 생산을 장려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 조건을 북미 생산 및 조달로 제한하거나, 반도체 기업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지급과 함께 중국 내 투자 제한을 명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동맹국 기업들에게도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반도체 과학법)

 

유럽연합(EU) 역시 핵심 원자재 공급망 안정을 위해 '핵심원자재법(CRMA)'을 추진하며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고 역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려 한다. 이는 특히 리튬,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광물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 핵심원자재법)

 

중국은 이에 맞서 자원 무기화와 함께 '쌍순환(Dual Circulation)' 전략을 통해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과 과학기술 자립을 강화하며 서방의 견제에 대응하고 있다.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등의 조치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도전과 기회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파고 속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주요 수출 산업의 경쟁력은 뛰어난 반면, 핵심 광물 및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불안정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강화로 인해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중국 내 생산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사는 미국 정부의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 포함돼 일부 제약을 유예받았으나, 장기적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국내 기업들이 IRA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 현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 증가를 유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여 공급망 안정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공급망 안정화 기금' 조성과 함께 '첨단산업 특화단지' 지정 등을 통해 국내 소부장 생태계를 강화하고,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정부 공급망 안정화 계획)

 

새로운 패러다임, 지속 가능한 성장 모색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단순히 생산기지의 이동을 넘어, 국제 경제 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비용 효율성보다는 안정성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중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교역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이 복잡한 전환기 속에서 능동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고, 다변화된 공급선을 확보하며, 동시에 국내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여 새로운 경제 블록 내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의 유기적인 협력이 한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것으로 판단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SNS 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