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곽중희 기자 | 현대엔지니어링(전 현대건설, 대표이사 주우정)이 최근 연이어 발생한 중대재해로 인해 근로자 안전관리와 안전보건 경영에 대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재무 전문가로 알려진 주우정 대표이사가 운영에 있어 비용 효율성에만 중점을 둬 안전 관리가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주일만 2번, 연이은 사망사고.. 안전관리 '적신호'
지난달 25일,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각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했다. 이번 사고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받고 있으며,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당시, 교각 위에 상판을 거치하는 과정에서 지지구조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대형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시공 과정에서 구조적 결함이 있었거나, 거더 설치 중 부실한 지지 작업이 사고를 초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현대엔지니어링(전 현대건설)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며, 이번 사고로 인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 사고는 또 일어났다. 이달 10일에는 경기도 평택시 힐스테이트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추락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다. 이날 사고는 건물 외벽에 설치된 대형 거푸집(갱폼)을 타워크레인을 이용해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안전 고리를 미처 해체하지 않은 상태에서 크레인이 작동됐고, 거푸집이 갑자기 움직이면서 작업자 2명이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고용노동부는 크레인 작업 전 안전 절차 준수 여부와 작업자 보호 장비 착용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는 총 531명으로, 국내 20대 건설사 중 4번째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업체별로는 삼성물산이 68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GS건설(614명), SK에코플랜트(572명), 현대엔지니어링(531명)이 그 뒤를 이었다.
재무전문가 주우정 대표, 비용 효율성에만 치중?
주우정 대표이사는 재무 전문가로서 현대엔지니어링(전 현대건설)의 최고 경영자에 선임됐다. 업계에 따르면, 주 대표이사는 이전에 있던 현대제철과 기아 등에서도 비용 효율성과 실적 개선에 중점을 둔 경영을 펼쳐온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그가 취임한 후 불과 3개월 만에 연이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이전부터 이어온 재무 관리 중심의 경영 방침이 안전 관리 소홀로 이어져 중대해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2024년 현대엔지니어링(전 현대건설)이 발표한 2024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산업안전보건 관련 분야에서 '재무적 영향' 관련 내용을 가장 많이 다루고 있었다. ▲재무적 영향과 관련된 내용이 약 45%를 차지한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손실, 법적 비용, 지체보상금, 안전 투자비용 증가 등에 대한 언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는 ▲법규 및 규제 대응(25%) ▲사고 예방 및 대응(15%) ▲근로자 안전 및 복지(10%), 그리고 환경 및 사회적 영향(5%)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년, 안전보건 분야 투자 비용을 전년 대비 45% 높여 총 1,189억 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다만 작년(2024년)에 대한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올해(2025년) 안전보건 분야 예산 편성도 아직은 확인할 수 없다. 예산 부분에서 계속해서 안전보건 관련 투자를 늘리는 등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해당 보고서는 주 대표이사가 취임하기 전 작성된 자료다. 하지만 보고서 내 안전보건 관련 정책은 현대엔지니어링 경영진의 안전보건에 대한 오랜 정책 기조가 반영된 자료라는 점과, 주 대표이사가 취임 후 안전사고 관련 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고 논의했을 것을 감안했을 때,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안전 사고 감축, 노력 필요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두 사고에 대해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분과 유가족, 부상 입으신 분 모두에게 깊은 사과 말씀을 올린다"며 "현재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며, 당사는 현장 사고 수습 및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소 형식적인 답변에 그쳤다.

주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취임 당시 신년사에서 "지속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며 "기존의 관습에 관행으로부터 변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근로자의 안전보건과 안전경영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주 대표이사가 안전보건에 특별히 관심을 쏟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연이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안전 관리 강화와 예방 체계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몇 년 간 진심이라고 강조한 ESG 경영에서도 친환경 등 환경 분야를 넘어 안전보건 분야에 대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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