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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유승민 전의원 대선 직전 총리직 제안 사실관계 공개로 여야 공방

중도 확장 카드였나 정치적 덫이었나 총리설의 계산서
협치 프레임과 보수 재건 선언 유승민의 선택이 던진 신호

 

유승민 전 의원이 국무총리직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공개하면서 정치권의 해석 경쟁이 본격화됐다. 핵심은 실제 지명 절차의 진행이 아니라 대선 국면에서 제기된 총리직 제안이 있었는지와 그 의미다.

 

유 전 의원은 2026년 1월 1일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2025년 2월과 5월 무렵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 측의 연락이 있었고 본인은 답하지 않거나 즉시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생각과 철학의 차이를 이유로 들며 임명직을 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청와대는 2025년 12월 29일 유 전 의원에게 국무총리직을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부인 메시지는 두 층위로 읽힌다.

 

첫째는 시점의 차이다. 유 전 의원이 언급한 제안은 대선 전 비공식 접촉 성격이 강하고 청와대가 부인한 것은 정권 출범 초기의 공식 제안 또는 인사 검토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둘째는 책임의 차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총리 인선과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 이미 확정돼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인사설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할 유인이 크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6월 4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안이 파장을 키우는 이유는 총리직이 단순한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헌법 제86조 제1항은 국무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즉 총리 카드가 거론되는 순간 국회 지형과 협치 가능성, 인사청문 정국까지 연동된다. 선거 직전 상대 진영의 상징적 인물을 ‘통합’ 프레임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역사적으로도 반복돼 왔지만, 동시에 양 진영 지지층을 동시에 자극하는 고위험 전략이기도 하다. 

 

민주당 또는 당시 후보 측이 왜 유승민이라는 이름을 떠올렸는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정치적 동인이 거론된다. 중도 확장과 인사 통합의 상징성이다.

 

보수 진영 내에서도 경제통 이미지와 개혁 보수 노선을 가진 인물을 내세우면 새 정부의 안정감과 시장 친화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동시에 야권 지지층에는 협치 제스처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은 상대의 수락이 전제될 때만 유효하다. 거절이 공개되는 순간 프레임은 반대로 작동한다. 상대는 명분과 일관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를 강화하고, 제안 주체는 실현되지 않은 통합 구상만 노출될 수 있다. 

 

유 전 의원의 공개 방식도 정치적 효과를 동반했다. 그는 전화와 문자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사실관계를 ‘팩트’로 못 박는 태도를 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청와대의 부인 메시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도를 만들고, 언론과 야권이 진실공방 프레임으로 확장할 여지를 제공한다.

 

다만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제안의 주체가 어디까지였는지, 공식 인사 검토 단계였는지, 단순한 타진이었는지까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간극이 커질수록 정쟁은 길어지고, 국정 의제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보수 진영의 관점에서도 파장은 작지 않다. 유 전 의원은 보수 재건과 통합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있다. 총리 제안 거절 서사는 향후 보수 내 리더십 경쟁에서 ‘원칙을 지킨 정치인’ 이미지로 소구할 수 있다.

 

동시에 당 밖 인사로서의 독자 노선을 재확인하는 효과도 낳는다. 반대로 당이 분열된 상태에서 유력 주자의 행보가 ‘반명’ 구도로만 소비될 경우 정책 경쟁력 회복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정리하면 이번 논란은 총리직 제안의 사실관계 자체를 넘어, 새 정부의 통합 메시지와 인사정치의 민낯, 보수의 재편 방향이 한꺼번에 교차한 사건으로 확장되고 있다. 청와대는 공식 제안이 없었다는 선을 유지하며 불필요한 인사설 확산을 차단하려 할 가능성이 크고, 유 전 의원은 철학과 노선 차이를 전면에 내세워 자신의 정치적 좌표를 분명히 하는 쪽으로 무게를 둘 공산이 크다.

 

국회 동의가 필수인 총리직의 성격상, ‘총리설’이 재발할수록 정권 초반 국정 드라이브는 인사 논쟁에 묶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정치권이 이 이슈를 정쟁의 연료로만 소비할지, 협치의 조건과 한계를 공개적으로 정리하는 계기로 삼을지가 향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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