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송은하 기자 | 전 세계 도시 인구가 44억 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도시 슬럼화'가 글로벌 안보와 보건의 최대 위협으로 부상했다.
유엔해비타트(UN-Habitat)와 세계은행(World Bank)의 최신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도시 거주자 4명 중 1명꼴인 약 11억 명이 기본적인 상하수도조차 갖춰지지 않은 비공식 거주지(Slum)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팀은 현재, 기후 위기와 분쟁으로 가속화된 슬럼화 현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기구들의 현장 중심 실적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저개발 국가의 슬럼화는 과거의 단순한 이촌향도(離村向導) 현상을 넘어선 복합적 양상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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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발 강제 이주: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등 기후 취약국에서는 가뭄과 홍수로 삶의 터전을 잃은 '기후 난민'들이 도시 외곽으로 몰려들며 거대 슬럼(Mega-Slum)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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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격차의 심화: 9월 13일 기준, 서브사하라 아프리카 지역의 도시 인구 55%가 슬럼에 거주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들은 정식 주소지가 없어 공공 교육과 의료 서비스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디지털·사회적 유령' 상태에 놓여 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 SDG 11 및 세계도시보고서 2025)
유엔해비타트는 단순한 철거와 이주가 아닌 현지 주민이 주도하는 '참여형 슬럼 개선 사업(PSUP)'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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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사례: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9월까지 진행된 '아디스아바바 강변 녹지화 및 주거 개선 프로젝트'를 통해 200여 명의 현지 청년 전문가를 양성하고 12개 행정구역의 재난 지도를 완성했다. 이를 통해 상습 침수 구역이었던 슬럼가 주민 수만 명의 안전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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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유역 관리: 보고에 따르면, 유엔해비타트는 공간 매핑(Spatial Mapping) 기술을 활용해 슬럼 내 수질 오염원과 폐기물 경로를 분석, 전염병 발생률을 전년 대비 15% 낮추는 실적을 기록했다. (유엔해비타트 전략 계획 2020-2025)
세계은행은 슬럼화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며, 빈곤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 '창의적 재개발(Creative Redevelopment)'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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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창의적 재개발' 프로젝트: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 공동 추진 중인 인도 도심 재개발 사업은 슬럼가에 적정 가격의 주택(Affordable Housing)과 대중교통 거점을 결합하는 모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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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소유권 정규화: 세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슬럼 주민에게 토지 소유권(Tenure Security)을 부여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빈곤 탈출 도구"임을 강조하며, 블록체인 기반의 토지 등록 시스템을 저개발 국가 10개국에 시범 도입하여 실질적인 자산 가치 상승을 이끌어냈다. (세계개발보고서 2025: 개발을 위한 표준)
국제 민간기구인 SDI는 현재, 스웨덴 국제개발협력청(Sida)의 지원을 받아 슬럼 내 '현지 주도 기후 회복력 강화(ALLRCISS)'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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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키베라(Kibera) 사례: 나이로비 최대 슬럼인 키베라에서 주민 1,023가구의 프로필을 직접 작성하고 가계별 지도를 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태양광 보안등 설치와 홍수 방지 배수시설을 구축하여 주민들의 체감 안전도를 30% 이상 향상시켰다. (SDI 2025 연례 성과 보고서)
우리가 목격한 슬럼 개선 사례들은 한 가지 공통된 교훈을 준다. 슬럼은 '청산해야 할 오점'이 아니라 '잠재력 있는 경제 공동체'라는 점이다. 국제기구들의 현장 실적은 단순한 물자 지원보다 토지 소유권 보장, 주민 참여형 설계, 디지털 연결성 확보가 훨씬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냄을 증명했다.
행정 당국은 슬럼을 도시의 외딴섬으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전체 도시 경제 시스템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포용적 도시 계획'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글로벌 데이터가 보여준 슬럼의 현실은 냉혹하지만, 국제기구와 현지 공동체가 만들어낸 혁신 사례는 희망을 준다. 도시 슬럼화는 더 이상 저개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질병과 기후 위기의 교차점이다.
오늘 우리가 슬럼의 한 평 땅에 쏟는 정교한 투자가 내일의 글로벌 안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우산이 될 것이다. 국제 사회의 연대는 이제 선언을 넘어, 슬럼 구석구석까지 흐르는 '생명의 물길'이 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