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김민제 기자 |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법적 분쟁을 겪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유통 공룡 쿠팡의 방식은 그 결이 다르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시스템을 개선하고 피해자를 보듬는 대신,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비롯한 초호화 법률 군단과 막강한 대관(對官) 조직을 앞세워 '법적 승리'만을 쟁취하려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돈으로 법을 사고, 힘으로 입을 막는다." 시중에서 쿠팡의 경영 방식을 두고 흘러나오는 탄식이다. 혁신 기업을 자처하는 그들이 정작 가장 구태의연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공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 김앤장이 '혁신'의 도구인가… 부당성 덮는 '법률 방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나 납품업체와의 갈등, 심지어 노동 문제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쟁의 최전선에 김앤장을 비롯한 대형 로펌을 대동한다.
문제는 이러한 법률 투자가 '준법 경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불공정의 합법화'를 위해 쓰인다는 의구심이다. 1조 원대 대출을 받으면서도 영세 업체의 대금 지급을 미루는 기형적 구조나, PB 상품 몰아주기 의혹 등이 불거졌을 때 쿠팡의 대응은 늘 한결같았다. 반성보다는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논리를 개발해 규제 기관을 압박하고, 비판적인 목소리에는 소송을 예고하며 으름장을 놓는다.
정관계 고위직 출신들을 대거 영입해 구축한 대관 조직 역시 '로비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ESG 경영의 일환으로 로비 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윤리 규정을 강화하는 추세와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쿠팡에게 법은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이익을 위해 넘어서거나 뚫어야 할 '장애물'에 불과해 보인다.
◆ 피눈물 앞에서도 '법전'만 들이미는 비정한 경영
국민적 분노가 임계점을 넘은 지점은 바로 '생명과 안전'을 대하는 태도다. 물류센터 화재, 배송 기사의 잇따른 과로사 논란 속에서 쿠팡이 보여준 모습은 '글로벌 기업'이라기엔 너무나 옹졸하고 비정했다.
힘없는 노동자가 현장에서 쓰러졌을 때, 유가족과 동료들이 바란 것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이었다. 하지만 쿠팡은 거대 로펌의 조력을 받아 "인과관계가 없다", "지병이었다"며 산재 책임을 회피하는 데 골몰했다. 우월적 법적 지위와 자금력을 이용해 개인을 상대로 소모적인 법적 공방을 벌이며,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안전 관리에 실패해 사람이 죽어나가는데도, 경영진은 책임지는 모습 대신 '법적 면죄부'를 얻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를 비웃는 행위이자, 사람보다 시스템과 이윤을 우위에 두는 위험한 경영 철학의 발로다.
◆ '한국적 정서' 무시한 오만… '괴물 기업'의 탄생인가
쿠팡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임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행보는 한국 사회 특유의 '공동체 정서'와 '상생의 가치'를 철저히 짓밟고 있다.
아마존조차도 노동 환경 비판에 직면하면 CEO가 직접 나서 개선안을 발표하고, 여론을 달래려 노력한다. 반면 쿠팡은 "우리는 억울하다"는 식의 입장문 발표와 법적 대응으로 일관한다. 국민들은 이러한 태도에서 '공감 능력의 결여'를 본다.
국민적 눈높이와 상식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법망만 피해 가면 된다는 식의 태도는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를 적으로 돌리는 자충수다.
법조계의 힘을 빌려 당장의 과징금을 줄이고 소송에서 이길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린 '기업의 품격'과 '소비자의 신뢰'는 그 어떤 거대 로펌도 되찾아줄 수 없다.
소상공인의 고혈을 짜내고, 노동자의 죽음을 법 기술로 덮으려는 기업에게 '혁신'이라는 왕관은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 쿠팡에게 필요한 것은 김앤장의 변론서가 아니라, 상처받은 이들을 향한 진심 어린 반성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