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아트테크 업체 갤러리K(갤러리케이, 대표 김정필)의 사기 사태가 일부 제휴사 등 산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갤러리K를 입점시키고 영업행위에 판촉을 제공한 롯데백화점(롯데아울렛, 대표이사 정준호)에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트테크에 투자한 일부 피해자들은 “갤러리K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에서 미술품을 구매하면 롯데 상품권을 준다고 해서 계약했는데, 이후 피해가 발생했다”며 “갤러리K의 상품을 유통하고 판촉한 롯데아울렛 측에도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갤러리K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에서 근무했던 아트딜러 A씨는 “갤러리K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에서 약 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아울렛 측은 임대료로 발생 매출액의 일부를 가져갔다. (롯데아울렛 측은) 입점 후에도 판촉을 위해 상품권까지 발행하면서 적극적으로 영업을 독려했다"며 "그런데 사태가 불거지고 나니, 서둘러 영업을 종료하고 모든 책임은 갤러리K 측에 있다며 도의적 책임마저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롯데아울렛의 이름과 상품권 혜택을 보고 아트테크에 투자한 고객은 지금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런데 롯데아울렛은 자신들에게 피해가 올 것을 우려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롯데아울렛 측은 아트테크 영업 행위에 대한 고객 피해는 갤러리K의 책임이며, 자신들은 입점만 시켰을 뿐 영업 행위에는 전혀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내 영업행위는 갤러리K의 고유한 영역으로, 당사는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갤러리K의 매장 내 영업행위 및 갤러리K와 소비자간 계약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트테크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임차인으로 입점했으며, 사기 사태가 발생하리라고는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후 대응에 대해서는 “사기 사태가 불거지기 전후로 갤러리K 측과 수차례 미팅을 했으며, 환불/고객 관리 등을 적극적으로 요청했으며, 관련해 모두 갤러리K가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공문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판매 계약건에 상품권을 제공한 점에 대해서는 “백화점과 아울렛 등 유통업체에서 일반적으로 진행하는 사은품 프로모션이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갤러리K의 상품을 대형 백화점에서 유통한 롯데아울렛 측에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금융 전문가들은 롯데백화점, 롯데렌탈과 같은 대기업이 투자성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와 제휴나 계약을 맺을 때는 피해자 구제에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고위 관계자는 “백화점은 특별히 구매력이 있는 다양한 고객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롯데아울렛 측에서 검토해 입점시켰고, 투자성 상품이 판매됐다. 법적인 책임은 없다고 하더라도 판촉 행위를 통해 영업에 영향을 줬고 그 이후에 피해자가 나왔다면, 금융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충분히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성 금융 상품 등과 제휴를 맺거나, 영업행위를 할 수 있게 입점시킬 때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매출의 관점뿐 아니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롯데아울렛 고양터미널점에서 근무했던 A씨는 “업체의 입점 여부는 롯데백화점 본사 매입부서에서 관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갤러리K와 아트테크 상품에 대해 검토하고 입점을 했을텐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검토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핵심은 갤러리K의 아트테크의 영업행위에 가담했는지 여부인 듯하다. 단, 백화점의 판촉행위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여신금융업자나 할부금융업자처럼 금융감독원이 감독하는 사업자가 아니라 정확한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갤러리K의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 점점 확산되는 가운데 투자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갤러리K 측 관계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후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나올 수 있을지 미술업계 전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