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아트테크 업체 '갤러리K(대표 김정필)'의 사기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종합재무설계전문회사인 '한국재무설계(이하 재무설계)' 소속 설계사들이 아트테크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재무설계는 갤러리K와 제휴를 맺고 소속 프리랜서 설계사(이하 설계사)들에게 아트딜러 자격 취득을 독려하고 아트테크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하지 않은 투자인데도...” 판매에만 급급
대표는 ‘모르쇠’ 비판도, SNS엔 해외 출장 인증?
재무설계 측은 지난 2022년 1월경 갤러리K와 업무협약를 맺고, 소속 설계사들에게 아트딜러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는 등 아트테크 상품 판매를 권장했다. 판매 대상은 재무설계 소속 설계사들의 고객들이었다.
제보자는 “설계사들이 판매한 갤러리K의 아트테크 상품에서 나온 일부 수수료를 재무설계의 대표 A씨와 담당 설계사가 나눠 가졌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갤러리K의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 불거진 후였다. 갤러리K와 제휴를 맺고 판매를 권유한 것에 책임이 있는 재무설계 대표 A씨가 고객 피해의 책임을 설계사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공익 제보자는 “아트테크 관련 사기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갤러리K와의 협약을 추진한 대표 A씨는 소속 설계사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대표로서 협약을 주도하고 수수료도 함께 받았음에도 별다른 사과나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대표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트테크 상품을 판매했던 한 설계사는 자신의 가족이 (아트테크 투자) 때문에 돌아가셨다는 호소까지 하고 있다.그럼에도 대표는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무설계의 대표 A씨는 갤러리K 사기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줄곧 회사의 사업을 위한 해외 출장을 반복해서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해외에서 열리는 여러 재무설계 관련 행사에 참석한 내용을 업로드했다.
A씨는 이달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소속 설계사들에 대한 조치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노력을 신속히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후에도 A씨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제보자는 “사태가 심각한데 해결에는 관심이 없고, 여전히 해외 출장과 본인의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재무설계가 보험 등 금융 상품을 다루는 전문가 조직임에도 아트테크 상품의 안전성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익만 생각한 나머지 해당 상품의 투자 안전성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제휴를 맺고 판매했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연맹 고위 관계자는 “안전하지 않은 투자 등 금융 상품을 판매해서 피해가 있었다면 분명 책임이 따른다. 보험 등 금융 상품 모집자로서 미리 상품의 투자 안전성을 꼼꼼히 확인했어야 한다. 직접 업무 제휴를 맺었기에 (재무설계 측에도 분명 책임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일부 설계사들, 재무설계 상대 소송 돌입
일부 보도에 따르면, 현재 재무설계는 소속 설계사 및 고객 등 109명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들은 재무설계가 판매를 독려한 갤러리K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재무설계를 상대로 지난 20일 한 법무법인과 소장 수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장은 1~2주간의 작성 절차를 거쳐 한국재무설계 및 갤러리K 등 피고에게 송달될 예정이다. 소송을 제기한 재무설계 설계사들도 고객 구제를 위한 적극적 대응을 본사에 요구하고 나섰다.
재무설계의 한 관계자는 "갤러리K와 제휴를 맺고 자신 있게 미술품 판매를 독려했던 본사가 정작 고객들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재무설계를 신뢰하고 투자한 고객은 물론 본사를 믿고 판매에 나선 설계사 모두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회사 내에서 올해 중순부터 갤러리K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대표와 경영진에게 사실을 알렸으나 아무 대응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 등 대기업 계열사 임직원에도 판매?
대기업 계열사들 “사실 무근, 피해 확인 中”
한편, 재무설계가 아트테크 상품을 판매한 대상에는 회사가 재무설계 관련 B2B 협약을 맺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임직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설계사들의 권유로 아트테크 상품에 투자를 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직원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피해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재무설계 소속 설계사를 통해 아트테크 상품에 투자했다는 몇몇 글들이 올라왔다. 게중에는 자신이 대기업에 근무할 당시 재무설계로부터 소개를 받았다는 이들도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재무설계 측과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경제관 정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 경제-심리적 상담을 목적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 외에 특정상품에 대한 추천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는 없다. 일단 내부에 피해를 본 임직원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무설계 측은 갤러리K의 사기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후, 7월 8일 기준으로 업무 제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재무설계 관계자는 “논란에 있는 갤러리K가 인수합병 진행 중이며 피해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답변하기는 어렵다”며 “갤러리K의 인수합병 여부, 사건의 진전 여부, 피해 수준 등이 확정되면, 이후 회사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갤러리K의 대표의 도피로 인수협상 가능성은 희박해진 상황이다. 이에 추후 재무설계 또한 아트테크 상품을 모집/판매한 것에 대한 일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갤러리K에 대한 민원이 다수 접수됐었다.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아,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원이 많이 들어온 사건으로 갤러리K뿐 아니라 주변 모집인 등 사건의 확장 가능성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갤러리K의 아트테크 상품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 복구는 물론, 아트테크 상품을 모집한 딜러들에 대한 조사 등 유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관계 당국의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