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류승우 기자 | 경기도 용인의 한 실버타운 입구에 세워진 작은 정류장이 일상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버스도, 택시도 서지 않지만 그곳엔 어르신들을 향한 이웃의 연대와 존중이 멈춘다. ‘함께 가는 정류장’이라는 이름 아래, 이곳은 노년의 고단한 걸음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
“기다리면 누군가 온다”… 믿음이 된 실천
삼성노블카운티 입구에 마련된 ‘함께 가는 정류장’은 겉보기엔 평범한 벤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곳은 걸음이 느린 입주 어르신들이 잠시 쉬어가는 쉼터이자, 이웃들이 차를 세우고 “함께 가요”라며 동행을 제안하는 작은 연대의 공간이다.
특별한 시스템도, 규정도 없다. 하지만 이 정류장에서만큼은 ‘기다리면 누군가 반드시 온다’는 믿음이 현실이 된다.
일상의 변화, 공동체의 시작
정류장을 중심으로 이웃 간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단지 내에서 어르신을 태우는 일은 ‘돕는 행위’가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고, 그것은 곧 공동체 문화의 변화를 의미한다.
한 입주자는 “그날따라 몸이 무거웠는데, 정류장에 앉아 있으니 누군가 차를 멈춰 창문을 내렸다. 말 한마디가 그렇게 따뜻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실버타운, 돌봄을 넘어 관계로
삼성노블카운티는 의료·웰빙·뇌건강·융합치료 등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실버타운이다. 그러나 이번 정류장 사례는 물리적 돌봄을 넘어서는 ‘관계 기반의 지원’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정해진 복지 프로그램이 아닌, 자발성과 공감이 만들어낸 변화는 단지 안팎의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가장 느린 속도로 도착하는 진심
‘함께 가는 정류장’은 단지의 시설이 아닌, 공동체의 철학이다. 효율이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이 작은 공간은, 오늘날 우리가 잊고 있던 ‘느림의 가치’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사회, 그것이야말로 진짜 따뜻한 복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