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아이타임즈M 월간한국뉴스신문) 주언 기자 |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시장이 국내외 미디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독 기반 서비스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 새로운 모델은 광고 수익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국내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FAST 시장의 급성장
미국에서 FAST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스태티스타의 보고에 따르면 2023년 72억 달러에 이르렀던 시장 규모는 2024년에는 90.6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며, 2027년까지 연평균 9.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글로벌 FAST 시장의 약 85.9%를 차지하고 있어, 이 시장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미국 내 주요 서비스로는 플루토 TV, 투비, 프리비, Xumo Play, 로쿠 채널 등이 있으며, 각각 수백 개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 가구의 FAST 시청률은 2022년 3분기 24%에서 2023년 3분기에는 47%로 급증하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삼성 TV 플러스와 LG 채널스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 FAS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들은 광고를 포함하되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내 미디어 기업들은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글로벌 시장에 K-콘텐츠를 소개하는 전략을 모색 중이다. 예를 들어,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자회사인 ‘뉴 아이디(NEW ID)’는 미국의 로쿠, 플루토 TV 등에 164개의 채널을 제공하며, K-팝, 한국 영화, 먹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파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FAST의 전망은 몇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에서는 OTT 서비스 이용이 주로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 TV와 같은 큰 화면에서의 광고 시청 완료율은 매우 높지만, 모바일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은 광고 단가에도 영향을 미치며, 광고주들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2011년에 도입되었던 한국형 FAST 서비스 ‘에브리온TV’가 경험했듯이, 네트워크 비용과 저조한 수익성은 FAST 사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5월 2일 열린 'FAST 채널의 확산과 콘텐츠 유통시장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미디어 산업의 시장 변화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 환경이 OTT 등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하며 "콘텐츠 시장은 가입자가 상품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코드커팅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실이다."고 진단했다.
FAST 시장의 글로벌 성장세를 고려할 때, 국내 기업들은 미국 및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을 통해 국내 미디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방향이 제시되었다. 이는 삼성, LG 등의 FAST 채널을 통해 국내 콘텐츠의 해외 유통을 가속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성신여자대학교 김정섭 교수는 토론회에서 OTT 이용자들이 기존 유료 구독 서비스에 대해 코드 쉐이빙을 넘어 해지라는 코드 커팅을 통해 FAST로 냉정하게 갈아타는 원인으로 가장 손꼽은 것이 ‘미디어 콘텐츠 관련 무료 서비스’라는 최대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이유로 김 교수는 "기존 OTT플렛폼에서 FAST로 갈아타는 이유는 방송서비스가 철저히 소비자 중심이라는 점과 시간을 절약 할 수 있어 이용자들에게는 가장 좋은 가치중의 하나다."라고 진단했다.
FAST 시장의 급부상은 미디어 업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에게는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창출하고, 동시에 K-콘텐츠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 시장은 글로벌 미디어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기업들은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경쟁력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서울=주언 기자 invgue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