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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마음이 먼저 선생이어야 진정한 선생


▲ 교육청이 지원하는 '수요 스포츠'로 승마를 배우고 있는 중학생들

나는 승마를 지도한다. 그래서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내게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나는 교직을 이수하지 않았다. 나는 교육학이나 교육철학 등 교육에 관한 여러 가지 과목을 배우지 않았다. 그래서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기에 송구하다. 그저 승마를 지도하고 있을 뿐이다.

단 한번 정식으로 선생님 자격을 가질 뻔 했는데, 그건 1985년 대학 졸업 때다. 그때 학과사무실에서 사인만 하면 기술교사 자격을 받을 수 있었는데, 거절했다. 당시 기술 교사가 많이 부족했었나보다. 어쩐지 내가 교사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직 과목을 공부하지도 않고, 사인만으로 교사가 된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내게 아이들이 “아저씨” 라고 말하면 나는 “요놈! 선생님에게 무슨 말버릇이냐?” 하고 눈을 부라린다. 질서를 가지고 승마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 승마 자격 중 학교 교사 자격은 없다. 물론 축구나 야구도 마찬가지다. 공정한 학교설명회에서 자신의 경력과 실력을 내세워 충분한 자격이 있음을 밝히고 학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의 인정을 받으면 된다. 각종 자격증은 가산점이 됨은 물론이다.

하지만 자격증을 가졌다고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내가 문체부에 계속 요청하는 것이다. 전국의 승마 교관들에게 최소한의 교사 자격을 갖출 수 있는 보수교육을 하자고. 교육 철학이나 교육 방법, 교육학 정도의 기본적인 교육을 받아야 선생으로서 제대로 승마기술을 수강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지도할 것 아닌가?

승마 국가대표라고 해서 승마를 잘 지도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승마교관이 적절치 못한 용어를 사용한다든가, 승마 수강생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한다든가, 승마용품점과 손을 잡고 업체 소개 뒤 일정 금액을 소개료로 받는다든가, 싼 말을 비싸게 판다든가, 승마 제자의 돈으로 산 말을 가지고 자신이 대회에 나간다든가 하는 일이 너무나 비일비재 했다. 이젠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뭔가 제대로 자리 잡을 시기가 된 것이다.

나는 몇 개의 대학에서 승마를 강의했다. 나는 승마장을 15년간 운영했다. 나는 기마국토대장정을 14년간 해왔다. 나는 40번 TV에 보도됐고, 400번 가량 신문에 기사화 되었다. 그럼 그것으로 나의 승마지도자 자격은 충분한 것일까? ‘절대 아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담배를 끊었다.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승마를 지도하기 때문이다. 나는 늘 승마 관련 책과 소식을 공부한다. 그리고 나 역시 승마 교본을 한 권 저술했다. 새로운 승마지도 방법을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한다. 무엇보다도 교사로서 언행과 처신에 주의한다. 그래도 난 여전히 정식 승마교사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내게 말을 배운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승마교관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제대로 배운 사람도 있지만, 얼치기로 배우고 인생 자체가 얼치기며 절대로 누군가의 스승이 될 수 없는 사람들도 머리에 떠오른다. 비인부전(非人不傳), 승마를 배워서는 안 될 사람이 승마를 배워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방법이 없다.

나는 ‘자격증보다는 스스로의 생각과 몸가짐이 먼저 스승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한다. 배우는 사람은 지도하는 사람의 언행을 따르기 마련이다. 학교 안에서만 선생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을 마셔도 제대로 스승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늘 한결같은 교사의 마음을 지니고 언행을 주의해야만 한다. ‘마음이 먼저 선생이어야 진정한 선생’이 된다.


김명기 힐링승마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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