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김민제 기자 | 2026년 새해, 전 세계 자본 시장의 흐름이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일 가치 아래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과거 ESG가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선택적 지표'였다면, 이제는 국제 규제와 막대한 투자 자금이 결합된 '강제적 생존 조건'으로 탈바꿈했다.
블룸버그와 PwC 등 주요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ESG 투자 자산은 34조 달러(한화 약 4.5경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 세계 자산 운용사들이 굴리는 돈 5달러 중 1달러 이상이 ESG 기준을 통과한 기업에만 흘러간다는 의미다. 특히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ESG 성과를 재무 성과와 동일시하는 'ESG 2.0' 트렌드가 고착화되면서, 모호한 비전보다는 실질적인 탄소 감축 데이터와 사회적 기여도를 입증하는 기업만이 자본을 수급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가장 즉각적인 위협은 유럽에서 시작된 '탄소 무역 장벽'이다. 1월부터 전면 시행된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탄소 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사실상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포함된 모든 제조 기업은 제품 생산 과정의 탄소 발자국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이를 비용으로 환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이제 탄소는 부채(Liability)로 인식되어야 한다"며, 탄소 관리 능력이 곧 가격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고 진단한다.
동시에 생성형 AI의 폭발적 성장은 ESG의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AI 연산을 위해 24시간 가동되는 데이터 센터가 막대한 전력은 물론, 냉각을 위해 하루 수백만 리터의 물을 소비하면서 지역 사회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이에 대응해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사용한 물보다 더 많은 물을 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기술 혁신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2026년은 그린워싱의 시대가 가고 '실행과 증명'의 시대가 온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규제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ESG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동력으로 내재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