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국내 ESG 평가 기관 ‘서스틴베스트’가 20일 국내 100대 ESG 우수기업을 발표했다. 평가를 종합하면, 국내 기업들이 ESG 활동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자체 평가를 토대로 도출된 결과는 국제사회 기준과의 간극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여실히 보여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ESG 공시 격차 여전
이번 ESG 평가에서 서스틴베스트는 기업들을 자산 규모별로 2조 원 이상, 5천억 원 이상 2조 원 미만, 5천억 원 미만으로 구분했다.
순위를 보면, 2조 원 이상의 대기업 그룹에서 네이버가 1위를 차지했고, KT와 현대홈쇼핑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5천억 원 이상 2조 원 미만 그룹에서는 HK이노엔이 1위를 기록했다. HL디앤아이한라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그 뒤를 이어 ESG 경영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표명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자산 2조 원 이상의 대기업들은 공급망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협력사 선정 시 환경 평가를 기준으로 삼고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이들 기업은 이사회 내 ESG 경영 위원회를 설치해 기업 내 ESG 경영 구조를 체계화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러한 움직임이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5천억 원 미만의 중소기업은 자원 절감, 오염물질 배출 저감 등의 노력을 통해 ESG 경영 의지를 표명했다.
일부 중소기업은 UN Global Compact와 같은 국제 이니셔티브에 가입해 기업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가 결과를 봤을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ESG 정보 공시 비율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존재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ESG 정보를 충분히 공시할 자원과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는 중소기업들이 형식적인 ESG 공시를 하게 돼, 자원과 시간만 소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금융사 등 국내 기업 지배구조 문제 ‘심각’
국제 기준 맞춰갈 지원책 필요
특히, 국내 기업의 가장 큰 결함으로는 내부통제 시스템 부실 등 지배구조 문제가 가장 크게 지적됐다.
올해 우리은행 등 은행권에서는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부당 대출, 횡령 등 사건이 증가하며, 지배구조(G) 영역에서의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 이는 기업들이 ESG 경영을 단순히 친환경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윤리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 기업의 ESG 경영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국제 기준에 맞춰갈 수 있는 기준과 지원책이 필요하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EU의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은 기업의 경영을 보다 명확하게 평가하고 투명하게 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업 투자와 무역에 이미 ESG가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기업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SG가 명분에만 그치고 실제 기업들의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와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 이에 더욱 세밀하고 명확한 기준을 통해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가로,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다. ESG 공시는 자본과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정부와 기업들이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경영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ESG의 각 요소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각 부처 간의 헙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2024년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 100대 ESG 우수 기업을 선정했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우수 기업을 발표해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내재화에 모멘텀이 될 것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기업들은 이미 근로자와 투자자를 넘어 지역사회와 생태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며 ESG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를 더욱 활성화하고 기업의 성과와 연계시키기 위해 ESG에 대한 지원책을 빠르게 마련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