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윤태준 인턴기자 | 1985년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을 모색해 온 한국유니온제약이, 실적 부진과 자금난이 축적되며 결국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2024년 10월 횡령·배임 고소 사태로 수면 위로 떠오른 이 갈등은 갑작스러운 폭발이 아닌, 구조적인 재무 악화와 그로 인한 소유·경영의 충돌에서 비롯된 예고된 파국이었다.

만성적 적자와 재무 악화, 회사 체력은 이미 고갈
한국유니온제약은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에도 지속적인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2019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영업손실이 이어졌으며, 특히 2024년에는 연결 기준 -13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 악화가 고착화됐다.

회사 재정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직접적인 계기는 2020년 도입한 CSO(영업대행) 체제다. 이로 인해 판매수수료는 전년 대비 3배 넘게 급증했고(48억 원 → 165억 원), 매출원가율도 60%를 넘어섰다. 비용 구조 악화는 현금 흐름을 압박하며 이익잉여금을 빠르게 고갈시켰고, 2023년 3분기부터는 결손금으로 전환되었다. 최근 5개년 누적 영업적자만 -338억원을 기록했다.

양태현 전 대표의 '공동대표 선임'
이러한 상황에서 양태현 전 공동대표가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투자은행 및 바이오 업계 경력을 보유한 그는, 2024년 4월 '경영 효율성 제고 및 책임경영'을 내세워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내부 갈등을 촉발하는 ‘폭탄의 도화선’ 역할을 하게 된다.

외부 투자 유치 시도…백병하 창업주, 지분 매각 추진
경영진은 재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외부 자금 유치를 추진했다. 2024년 5월, 창업주인 백병하 회장과 배우자 안희숙 씨, 특수관계인 신성희 씨 등은 보유 지분 22.61%를 사모펀드 NBH캐피탈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NBH는 기업가치 제고와 R&D 투자 확대를 명분으로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대금 납입에 실패하며 거래는 무산됐다. 이는 백 회장 측이 심각한 자금난 속에서 경영권 매각을 모색했다는 점을 보여주며, 동시에 투자자의 신뢰를 얻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경영권 충돌, 수면 아래서 고조되다
양 대표는 에스비메디코투자조합을 통해 유상증자(70억 원)와 전환사채 발행(41억 원)도 주도했지만, 경영권 구조와 자금 활용 방식에 대한 이견은 점차 커졌다. 특히 양 대표가 경영 주도권을 강화하려 하자, 기존 창업주인 백병하 회장과의 갈등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달았다.

그 결과, 불과 6개월 뒤인 2024년 10월, 한국유니온제약은 194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 고소로 뒤흔들리게 된다. 이는 단순한 경영 방식 차이를 넘어, 수년간 누적된 재무 위기 위에 얹힌 소유권 다툼이었고, 그 씨앗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자라오고 있었던 셈이다.
무너진 신뢰, 흔들리는 기반
이번 사태의 시작은 단순한 대표이사 갈등이 아니다. 수익성 없는 성장을 반복하며 고갈된 회사 체력, 부적절한 사업 전략, 통제 불능의 비용 구조는 경영권 분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낳았다. 거기에 외부 자금 유치 시도 과정에서의 리스크 분산 실패와 경영 주체 간 신뢰 붕괴가 맞물리며, 결국 법적 충돌이라는 형태로 폭발한 것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의 몰락은 ‘코스닥 제약사’라는 외형의 문제를 넘어, 성장 지상주의와 느슨한 지배구조가 부른 경고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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