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윤태준 인턴기자 | HL홀딩스(코스피 060980, 정몽원 회장)가 2월 내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불과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자사주를 비영리재단에 무상증여하려 했던 기업으로 지배구조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시장은 예상치 못한 결정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본지는 HL홀딩스의 자사주 악용 논란의 배경과 이번 소각 결정의 긍정적 영향을 분석해본다.

주주 환원정책 발표, 자사주 전량 소각 결정
HL홀딩스는 2024~2027년까지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며, 최소 주당배당금 2,000원 지급과 함께 2년간 총 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보유 중인 자사주를 오는 2월까지 전량 소각하겠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단순한 주주환원 정책을 넘어 HL홀딩스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자사주를 지배구조 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상당한 변화로 평가할 수 있다.
HL홀딩스, '자사주 악용 논란'의 역사
HL홀딩스는 2020~2021년 사이 주주가치 제고 명목으로 자사주 총 56만 720주를 매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보유 자사주의 약 84%에 해당하는 47만 193주(평가액 163억 원)를 비영리재단에 무상증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비영리재단으로의 자사주 출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당시 시장은 이 재단의 실질적인 소유구조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통상적으로 기업이 비영리재단에 자사주를 무상출연하는 경우, 해당 재단이 오너일가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사주 무상출연, 결국 주주 반대로 무산
HL홀딩스의 자사주 무상출연 계획은 주주들의 강한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당시 주주들은 "왜 이 시점에 자사주를 무상출연하려 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고, 가장 유력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HL홀딩스의 주주구성을 보면, 정몽원 회장이 25.7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기관투자자, 국민연금, KCC가 뒤를 잇는다. 하지만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정몽원 회장의 자녀인 정지연, 정지수 씨가 각각 1.17%씩 총 2.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비교했을 때, 정 회장의 자녀들은 지분이 적어 경영권 승계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시장은 HL홀딩스가 비영리재단을 통해 자사주를 출연한 뒤, 후일 의결권을 부활시켜 자녀들에게 유리한 전략을 구사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당시 상당히 합리적인 가설로 받아들여졌다.
어찌됐든 '기업 거버넌스 개선'
결국 HL홀딩스는 자사주 무상출연 계획을 철회하고, 2월 내 전량 소각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2대 주주인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이 10.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치투자에 집중하는 기관투자자로 유명하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HL홀딩스가 장기적으로 사업 전망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HL홀딩스는 자동차 부품 유통 및 물류사업뿐만 아니라 로봇 사업까지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기업 거버넌스 개선 조치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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