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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툭하면 엔진결함?" 제주항공, 근 1년새 엔진 사고만 5건

하인리히의 법칙, “잦았던 엔진 문제, 간과했나”
최 권한대행, "사고 원인 철저 규명" 지시
항공전문가들 "기체 결함 가능성 배제 못해"

 

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큰 사고는 항상 사소한 사고를 방치했을 때 발생한다. 하인리히의 법칙”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기 전 1년간 제주항공의 기체에서는 엔진 결함으로 인한 문제가 다수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크고 작은 전조 증상이 있었음에도 특별한 점검 없이 운행을 지속한 제주항공의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키웠다는 시각도 나온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제주항공에서는 엔진 등 기체 결함으로 인한 문제가 이번 참사를 포함해 총 7번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19일,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던 7C2252편은 이륙 후 1번 엔진의 배기가스 온도가 27초 동안 950도를 초과하는 이상이 발생했다. 이에 조종사는 1번 엔진을 셧다운하고 방콕공항으로 회항했다. 제주항공 측은 엔진 배기구의 온도 감지 센서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어 10월 22일에는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출발할 예정이던 7C131편이 이륙 전 엔진 결함이 발견돼 운항이 지연됐다. 해당 항공편은 약 3시간 30분 후 대체 여객기를 투입해 운항을 재개했다.

 

다음달인 11월 18일에는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던 7C123편이 이륙 50분 후 엔진 결함이 발견되어 김포공항으로 회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당시에는 회항 사실이 임직원들에게 알려졌고 직원들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회사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항공의 엔진 결함 문제는 올해도 계속됐다. 2월 5일,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엔진 계통 이상으로 이륙이 지연됐다. 승객 189명은 기내에서 약 3시간을 대기한 후 공항에서 추가로 대기했으며, 최종적으로 약 16시간 지연된 후에야 출발했다.

 

이어 9월 15일에는 베트남 다낭에서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2904편이 계기 계통 이상으로 인해 출발이 13시간 30분 지연됐다. 이로 인해 승객 174명이 불편을 겪었다.

 

그리고 참사 이전 가장 최근인 11월 13일, 대구에서 제주로 향할 예정이던 제주항공 7C701편은 활주로로 이동하던 중 엔진 계통 이상이 발견되어 정비를 위해 계류장으로 돌아오는 '램프 리턴'을 했다. 승객 188명을 태운 채 2시간 넘게 엔진 정비를 진행한 후, 예정보다 3시간 늦게 이륙했다.

 

이처럼, 제주항공의 최근 운행에서는 연이은 엔진 결함이 있었다. 이번 사고가 단순한 우연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이 외에도, 제주항공의 높은 항공기 기령(항공기 나이)도 다시 지목되고 있다. 제주항공의 보유 항공기 40대의 평균 기령이 14년으로, 국내 민간 항공사 중 상대적으로 높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대한항공(168대)과 아시아나항공(79대)의 평균 기령은 각각 11년, 12년이며, 저비용항공사인 티웨이항공(30대)은 12년, 이스타항공(10대)은 7년이다.

 

특히, 제주항공의 항공기 중 3대는 21년째 운항 중인 노후 기체이며, 15년 이상 된 항공기도 12대에 달한다. 이번에 참사가 발생한 항공기의 기령도 15년차(2009년 11월 4일 제조)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들도 기체 결함 가능성을 거론하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류 충돌 등 외부 상황도 영향을 줬을 수 있지만, 충돌로 한쪽 엔진에 문제가 생겼더라도 수동으로 랜딩 기어 조작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조종이 힘들었던 이유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현덕 한국항공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공기에는 유압계통이 알파, 브라보 등 2개로 나눠져 있어 서로 백업이 가능하고 유압이 없다고 하더라도 수동으로 중력에 의해 랜딩기어 조작이 가능하다”며 “랜딩기어를 수동으로 내릴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거나 기체에 다른 이상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항공 안전사고에 대한 점검을 더욱 각별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항공기 운영체계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국토교통부에 지시했다.

 

이어 최 권한대행은 “항공 안전 체계를 전반적으로 혁신해 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게 이번 조치의 본질”이라며 “국토부와 경찰청은 엄정한 조사를 진행해달라.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조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유가족에게 알려주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는 참사 기종인 항공제조사 보잉의 ‘737-800’ 기종을 전수 특별점검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종에 대한 사고 사례가 다수 접수된 것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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