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이슈보도팀 | 지난 29일 발생한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지목됐다. 일각에서는 무안공항의 미흡한 버드스트라이크 예방 조치가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고 항공기는 착륙 중 랜딩기어 이상을 겪고 동체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 있는 둔덕과 충돌하며 폭발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버드스트라이크와 공항의 지리적 특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참사의 원인, 버드스트라이크?
버드스트라이크는 항공기와 새의 충돌을 의미한다. 무안공항은 새들의 서식지가 많은 지역으로, 겨울철에는 철새들이 공항 주변을 지나기 때문에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로 제주항공 7C2216편이 착륙을 시도할 당시 새 떼와의 충돌로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항공기가 동체착륙을 시도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버드스트라이크가 주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무게 1.8kg의 새가 시속 960km로 비행 중인 항공기와 충돌하면 약 64톤의 충격이 발생한다. 순항 고도에서는 조류 충돌 가능성이 낮지만, 이륙과 착륙 과정에서는 공항 주변 새 떼와 마주칠 위험이 크다. 시속 370km로 이륙 중인 항공기가 1kg 미만의 새와 충돌해도 약 5톤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주요 항공사에 근무 중인 20년 차 허윤호(가명) 기장은 "조류와의 충돌이 항상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군락을 이루는 새 떼가 순간적으로 흡입되면 엔진이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엔진 한 개가 멈추는 것은 가능할 수 있지만,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지면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09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허드슨강 불시착 사고(US 에어웨이스 1549편)는 버드스트라이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륙 직후 철새 무리와 충돌하면서 엔진이 정지되었고, 조종사는 강에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모든 승객이 생존했지만, 항공기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버드스트라이크 발생 시 대처는 빠르고 정확한 조치가 요구되지만, 여전히 버드스트라이크를 완벽하게 예방하거나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항공 전문가는 "버드스트라이크는 기상 환경과 조류 이동 패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완벽한 방어가 쉽지 않다"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비와 대응 매뉴얼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안공항, 버드스트라이크 예방 미흡?
무안공항은 서해안 철새 도래지와 가까워 건설 초기부터 조류 충돌 우려가 제기됐다. 인근 무안군 현경면과 운남면에는 매년 1만2000여 마리의 겨울 철새가 찾아오며, 공항 인근에는 대규모 무안갯벌습지보호구역이 있어 철새들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다.
무안공항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조류 충돌 위험성이 언급됐고, 2020년 보고서는 항공기 이착륙 시 조류 충돌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폭음기, 경보기를 비롯한 다양한 조류 퇴치 장치 설치와 함께, 레이저, 깃발, LED 조명 등을 활용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됐으나, 활주로 확장 사업 미완공으로 이들 대책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또한, 무안공항의 조류 퇴치 인력 부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날 근무한 담당자는 1명이었고, 최소 2명 이상이 있어야 하는 규정을 위반한 셈이다. 무안국제공항은 2.8km 길이의 활주로 1개를 운영하는 공항으로, 운항횟수에 따라 조류퇴치 인원을 배치해야 한다. 규정상 연간 운항횟수가 5000회 미만인 공항은 최소 2명을 배치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1명만 배치된 것이다.
공항 측은 인원이 부족했을 경우에도 규정 인원을 확보했지만 실무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0.09%로, 김포공항(0.018%)과 제주공항(0.013%)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글=최민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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