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월간, 한국뉴스신문) 이수준 기자 | 오늘(9일)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은 영화진흥위원회와 공동주최로 <한국 영화산업 위기진단, 다음 30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한국 영화 중흥에 혁혁한 역할을 해온 영화진흥기금이 극장 관람객 부담금 급감으로 고갈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한국 영화 위상 강화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영화발전기금 고갈에 대한 대응으로 기획재정부가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예수금을 빌려주는 형식의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한 것에 대한 참석자들의 비판이 두드러졌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조희영 중앙대 교수는 “한국 영화 점유율이 36.3%로 내려앉고 관객수와 매출액이 줄고 있으며, 한국영화의 상징과도 같았던 종로‧서울극장이 문을 닫는 지금은 한국 영화를 살릴 골든타임의 막바지”라고 진단한 뒤, “지금은 영화발전기금이 더욱 공격적으로 한국영화가 극장으로 나올 수 있는 부양책을 만들어 할 소중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현재 극장 수익과 연동된 영화발전기금은 영상물 소비 패턴 변화로 인해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예전과 같은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자기금(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예수금으로 빌려주는 기재부의 방안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영화발전을 위해 정부가 예산으로 해야 할 일을 영화발전기금이 다 하고 있다는 면에서 기금 고갈 분을 재정에서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김도학 전 엠앤이(M&E) 산업연구소 소장은 “영화발전기금으로부터 마련되는 한 해 영화 제작비 1천억 원이 감소되면, 실제 영화 현장에서는 2천~3천 억원의 투자가 사라진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고갈 위기의 영화발전기금은 국고에서 충당하고, 이후 OTT와 IPTV까지 포함하는 기금 마련책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는 “영화 현장에서 보면 한국 영화는 위기가 아니라 이미 침몰했다”고 단언한 뒤, “영화는 모든 문화예술 분야가 결합하는 총체적 산업이며, 전 세계에 한국을 홍보하는 세일즈의 첨병이라는 점을 정부와 정치권이 진심으로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표는 코로나 정국에도 극장에 교통유발부담금을 걷어왔다는 사실을 꼬집기도 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황승흠 법학부 교수는 “극장은 예산 형태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입장권 부과 방식으로는 예전과 같은 기금 재원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뒤, “현 정부가 내놓은 것은 대출금 형태로 영화발전기금의 부족함에 더욱 큰 위기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두관 의원은 “코로나 팬데믹과 OTT 플랫폼의 비약적 발전은 20년간 한국 영화를 기적적으로 발전시켜왔던 제도적 틀과 산업구주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변화를 만드는 기간 동안 영화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영화발전기금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창서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오늘 토론회에는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현장 축사를 했고, 황희 문화부장관, 박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영상 축사를 보내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