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아이타임즈M) 곽중희 기자 | 아트테크 업체 갤러리K(갤러리케이, 대표 김정필)의 사기 의혹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과거 갤러리K가 ‘사단법인 한국아트딜러협회’라는 법인 단체를 설립해 만든 ‘아트딜러’ 민간자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갤러리K, ‘아트딜러’ 같은 민간자격 2개 등록... ‘투자 가치’ 강조
일각에서는 미술품에 투자를 연결시킨 아트딜러 자격증이 아트테크 상품의 모집책으로 악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에 갤러리K의 대표와 임원진이 투자 사기를 계획하고 ‘투자 모집책’으로 해당 자격증을 설립했다는 것이다.
문화관광체육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의 민간자격 행정 업무 위탁 기관인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갤러리K 측에서 등록한 아트딜러 민간자격은 2건이다.
자격명은 아트딜러로 동일하며 자격관리기관은 사단법인 한국아트딜러협회(이하 협회), 갤러리K 두 곳으로 나눠 등록돼 있다. 주목할 부분은 갤러리K 측에서 등록한 자격정보 내용이다.
자격정보에는 “미술품을 전시하는 전시장(회), 화랑 등 관련 기관에서 미술(미술품)에 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예술성과 투자가치가 높은 미술품을 선별하고, 고객 상담을 통해 미술품의 투자가치를 설명, 판매하고 그 미술품에 대한 사후관리와 고객관리를 한다”고 나와 있다.
갤러리K 측은 자격 설명에 ‘투자가치’에 대한 내용이 두 번이나 반복되는 등 투자에 대한 내용을 강조했다.
갤러리K 외에도 같은 아트딜러라는 명칭의 자격이 2개가 더 등록돼 있지만 해당 자격정보에는 미술품 판매/관리 등에 대한 내용만 있지, 투자라는 단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갤러리K가 투자 가치를 통한 사업에 집중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트딜러 자격 ‘문체부 소관’... 관리감독 책임?
문체부 “미술품 투자는 업계 일반 상식, 모니터링 강화할 것"
일각에서는 아트딜러 자격을 승인/관리/감독한 문체부에도 어느정도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트딜러 자격의 주무부처는 문체부로 자격의 승인/감독/관리에 대한 책임은 문체부 소관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민간자격은 국가자격 등과 다르게 등록 문턱이 낮다. 워낙 많은 자격이 등록돼 있고 기준도 낮다 보니, 적은 인력으로 관리/감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민간자격의 취지상 쉽게 만들어 활용을 권장하고, 활용이 되지 않는 자격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사기) 사태가 있은 후. 현재 한국아트딜러협회(이라 협회) 측에 직접 연락을 해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만약 협회에서 조직적으로 자격에 대한 홍보를 과장해서 하는 등 악용한 사실이 밝혀지면 자격기본법상에 따라 시정명령이나 등록 취소, 자격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데 현재 (협회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협회를 승인한 서울시 측에도 협조를 구하고 여러 방법으로 연락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 문체부 측은 아트딜러 자격을 '투자성 상품'으로 인지할 수는 없었고, 투자와도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실 자격 자체가 투자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맥락상 미술품을 투자 가치가 있다고 보는게 미술업계의 일반적 인식이고, 단순히 투자 가치가 있다고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사전에 악용하려는 의도까지 파악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가 많이 나와 상당히 안타깝다. 부처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서 미술품이나 조각투자 등 예술과 관련된 민간자격 관리감독에 더욱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갤러리K)가 미술품과 연계에 투자성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업종을 등록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투자성 상품을 권유해서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상황을 보면서 계속해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소비자연맹 고위 관계자는 “부처에서 알고 승인을 하진 않았겠지만, 피해가 발생했기에 사후에는 민간자격 관리감독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며 “더욱이 투자를 권유하거나 투자상품을 영업하는 행위와 관련된 자격이라면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